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경제 투어, 민생 투어에 이어 또 하나의 민심 탐방 프로그램을 시작했다.총재 비서실내에 태스크포스 팀이 두 달 여의기획 끝에 내놓았는데 이름하여 ‘리스닝 투어(Listening Tour)’다. 남경필(南景弼) 총재실 부실장은 “입은 가급적 닫고 귀는 활짝 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리스닝 투어의 목적은“이 총재가 현장에서 직접 민심을 듣고, 이를 적극 반영하는 정책 개발을 지시하기 위한 것”. 그러나 이보다는 이 총재의 이미지 개선쪽에 더 무게가 실려있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총재는 그 동안 지하철출근, 영화 관람 등을 통해 서민과의 거리 좁히기를 꾸준히 해 왔지만 엘리트적인 이미지를 깨끗하게 씻어내지는 못했다. 여권의 거듭된 실정에도 불구하고 이 총재에 대한 지지도가 정체 상태인 것이 이와 결코 무관치 않다는 게 총재실 주변의 판단이다.
이 총재는 휴일인12일 첫 리스닝 투어로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기원을 찾아 40~50대 실직 가장들의 얘기를 들었는데 정기국회 시작 전까지 30대 맞벌이 부부, 영세 임대아파트주민 등 9차례의 리스닝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이 총재의 민심탐방 프로그램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는 “이벤트성으로 치우치면 대선을 염두에 둔 겉치레 행보로 여겨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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