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D산업의 이(45)모 부장. 퇴근길 정체에 대해서는이미 이골이 났지만 남산 3호터널에서 한시간 가량 잡혀있었던 몇 달 전의 일을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무심코 남산 터널로 향했다가 1시간 가량을답답한 터널안에서 정체가 풀리기만을 기다려야 했다.이 부장만이 아니다. 남산터널 정체에 한번 걸려들면 누구나 “다른터널을 탈걸” “소월길로 돌아갔어야 하는데” 등의 뒤늦은 후회가 머리를 때리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남산을 지나갈 때 어느 길을 택해야 후회를 하지 않을까? 내년부터는출발전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남산길 선택을 운에 맡기지 않아도 된다. 어느 길이 막히는지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도심과 강남지역을 잇는 남산 1.2.3호 터널 등 남산 일대 도로의소통상황을 도로ㆍ옥외광고 전광판이나 ARS(자동응답전화),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교통관리시스템을 내년 4월까지 구축, 운영할 것이라고 13일밝혔다.
이미 설치돼 있는 시청앞 전광판과 남산 2호터널 앞 전광판 2곳을 활용하고, 남산 3호터널 주변에 6곳의 전광판을 추가로 설치해 1호터널뿐만 아니라 2, 3호터널과 소월길, 소파길, 장충단길, 이태원로 등의 교통상황을 손바닥 들여다 보듯이 알려준다는 것이다. 교통관리시스템에는 또인터넷과 ARS를 통해 남산 교통정보를 알려주는 기능이 포함된다.
정보도 보다 구체적이다. 기존의 전광판에 나오듯이 단순히 ‘정체’,‘소통 원활’등의 문구에 그치지 않고 ‘터널 통과 시간’과‘통행속도’ ‘우회길 안내’등으로 나눠 남산길 선택에 필요한 구체적인 정보가 제공된다.
이 정보가 얻으면 운전자가 출발하기 전에 운행할 길을 미리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시측의 설명이다.
시가 교통관리시스템을 확대 구축키로 한 것은 시범실시한 결과가 예상을 뛰어넘었기때문. 시가 작년 12월부터 남산 1호터널 교통상황을 알려주는 도로전광판을 5곳에 시범 설치해 운영한 결과 터널 정체시 터널로 향하던 차량의16%가 우회로를 이용하는 등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1호터널의 교통안내 시스템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이 좋았다”며 “2, 3호 터널과 주변 도로에 대해서도 자세한 교통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도심과 강남간 교통혼잡을 최대한 억제할 것”이라고말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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