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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렇게] (31)여자축구 저변을 넓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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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렇게] (31)여자축구 저변을 넓히자

입력
2001.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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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가 국제대회 사상 첫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 7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타이거풀스 토토컵국제여자축구대회에서 한국팀은 남자선수 못지 않은 스피드와 플레이로 세계 최강인 중국과 브라질을 꺾는 등 일취월장한 기량을 보여주었다.한국 여성들이 축구공을 차기 시작한 지 이제 겨우 11년. 1949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첫 공식경기가 있었지만 당시 참여부족으로 명맥이 끊어졌다.

그러던 지난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 여자축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여자농구와 여자배구에 비해 여자축구에는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조선 영·정조 무렵인 18세기에 이미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는 기혼여성팀과 미혼여성팀의 경기가 열리는 등 남자축구 못지 않게 여자축구가 성행했다.

한국이 “여자가 무슨 축구를…”식의 유교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70년 초반에 미국은 벌써 각급 학교와 대학의 여자선수에게도 남자와 똑같은 예산을 지원하도록 의무화한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체계적인 후원을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 축구선수로 뛰고 있는 여성은 약 2,000만명에 이른다.

미국에는 대학팀만 해도 800여팀이 있으며, 일본은 실업팀이 10여개, 대학팀이 50개 등 모두1,138팀에 2만3,000여명의 여자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3개의 실업팀과 10개의 대학팀 등 모두 66개팀에 1,204명이 고작이다.

이제부터는 문제가 달라진다. 올해부터 여자축구가 전국체전 시범종목으로 채택됨에 따라 새롭게 창단 되는 팀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의 여자축구가 발전하는 데에는 여자축구의 저변 확대가 필수불가결의 조건이다.

미국의 어머니들은 “축구는 개인보다는 단체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스포츠이고 협동심, 인내, 자신감을 기르기에 적절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으로 여기며 청소년들에게 축구를 권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스포츠축제인 2002년 월드컵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러나 여성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가‘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는 우스개소리처럼 아직도 인류의 축구제전 월드컵은 한국여성들에겐 한없이 낯설기만 하다.

최근 한국에서도 구 단위의 어머니축구단과 지역 주부축구단이 속속 생기는 등 생활체육이 확산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축구를 통해 야무지고 당찬 한국 여성들의 진면목을 세계에 널리알리게 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면 너무 지나친 기대일까. /이은영(월드컵조직위원회 대변인실직원)

-다음주에는 고계현 경실련 시민입법국장이‘월드컵과 성숙한 시위문화’를 주제로 기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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