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이 오기를 10년 넘게 기다렸습니다. 아이들 모두가 ‘모국’의 소중함을 느끼고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한국계 입양아 7명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미국인 짐 크르판스키(49)와 캐런(51)씨 부부(본보 7월19일자 31면 보도)가 자녀들의 ‘고향 나들이’에 동참, 한국을 찾았다.
“뿌리를 찾아온 아이들에게 되도록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습니다. 아직 연락이 닿지 않은 생부모와친척들도 꼭 만나고 싶고요.”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크르판스키씨 가족은 긴 여행의 피곤함도 잊고 “한국은 우리 가족에게 제2의 고향일뿐 아니라 첫인상 역시 매우 푸근하다”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2주간의 일정으로 방한한 이들 가족은 우선 연락이 닿은 막내 앤드루(17ㆍ한국명 김재현)군의 조부모등 친척들을 만난 뒤, 전국의 명소 등 모국의 모습을 둘러보고 입양 당시 자료에 남아있는 보육원 등 한국에서의 흔적을 찾아 나설 계획이다.
“꿈에서 가끔 고향 부산의 모습이 어른거린다”는 앤드루군은 “낯선 혈육에 대한 어색함도 있지만 할아버지를 만나면 ‘사랑한다’고 꼭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입양아는 ‘뿌리’를 깊이 간직하기 위한 나름의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틀간 고아원에서 자원봉사를할 계획”이라고 밝힌 킴벌리(19ㆍ한국명 박영란)양은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매출 19억달러의 미 최대 유니폼 제조업체 ‘신타스’(Cintas) 그룹의 부사장을맡고 있는 크르판스키씨 부부는 1985년과 87년, 90년 세 차례에 걸쳐 한국계 고아 7명을 잇따라 입양, 현재 5명이 미 유명 대학에 다니는등 건실한 대가족을 이끌고 있다.
자신도 생후 5개월 때 입양된 고아라고 밝힌 부인 캐런씨는 “혈육과 출생배경에 대한 그리움은 인간에게평생을 쫓아다니는 화두 같은 것”이라며 “아이들의 부모도 지난 과거에 얽매이기 보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 앞에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락처 홀트아동복지회 (02)332-7501, 한국사회봉사회 (02)908-9191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