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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스크호 수장 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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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스크호 수장 1주년

입력
2001.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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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12일 노르웨이 북부바렌츠해에서 118명의 영혼과 함께 수장된 러시아 핵 잠수함 쿠르스크호는 과산화수소(HTP) 때문에 침몰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영국 과학자들은 최근 사고 당시 영국블랙네스크 지진관측 연구소에서 강력한 지하 충격파가 감지됐으며 이는 쿠르스크호가 두번의 폭발 때문에 침몰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로 볼 수 있다며 이같이주장했다.

러시아 정부는 그동안 어뢰 1기가 쿠르스크호 내에서 폭발을 일으킨 것이 침몰 원인이라고 밝혔지만 어뢰 폭발의 원인에 대해서는 오작동과외부와의 충돌을 놓고 의견이 엇갈려 왔다.

과학자들은 1차 폭발이 수중에서는작동하지 않게 설계된 쿠르스크호 어뢰 프로펠러가 이상 작동, 과열되면서 HPT 탱크 파이프에 균열을 일으켜 어뢰 추진체인 HPT가 어뢰 내부로급속히 빨려 들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1차 폭발은 비교적 파괴력이 작았지만 쿠르스크호 선체 앞부분에 장착된 어뢰들의 연쇄 폭발을 일으키면서잠수함을 가라앉혔다고 결론지었다.

과학자들은 ‘2차 폭발’ 의 근거로1955년 6월 영국 남부의 포틀랜드 연안에서 침몰했던 잠수함 ‘시돈‘호에 관한 극비 문서를 제시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시돈호의 잔해를 조사한결과 어뢰내에 HTP가 발견됐으며 HTP가 금속과 반응, 팽창되면서 폭발의 원인이 됐다고 결론지었다.

어뢰 전문가인 모리스 스트래들링은 “어뢰프로펠러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속도 등을 조절할 수 없다”며 “HTP가 어뢰내의 반응물질과 결합, 가스가 팽창되면서 어뢰가 폭발한 것이 틀림없다”고말했다. 영국 정부는 시돈호 침몰 사건 이후 HTP를 어뢰 추진체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한편 쿠르스크호 침몰 1주년인 이날유족들은 쿠르스크호 기항지인 러시아 북부 비디아예포에서 헌화하는 등 추모식를 거행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76%는 “당국이 사고 진상을 감추려 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당국의 발표를 믿는 사람은 9%에 불과했다.

지난달 17일부터 인양작업을 벌이고있는 러시아 당국은 선체 앞부분을 절단, 구명을 뚫어 다음달 15일께 쿠르스크호를 인양할 계획이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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