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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 신한생명사장 고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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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 신한생명사장 고영선

입력
2001.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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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명보험업계가‘역마진의 유령’에 잔뜩 짓눌려 있지만, 요즘 신한생명 고영선(高永善ㆍ57)사장은 오히려 스타트를 앞둔 육상선수처럼 약진을 예감하고 있다.“업계 1,2위인삼성, 교보마저 떨고 있다”는 얘기가 돌 정도인 보험업계의 역마진 우려는 최근의 초저금리 상황에 따른 것.

마땅한 투자처도 없이 초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대부분 생보사들이 고객들에게서 거둬들인 보험료를 아무리 잘 굴려봐도 고액 보장상품의 보험금을 손실 없이 지급할 길이 막막해진 것이다.

고 사장은 그러나 “2년간 구조개혁을 거쳐 신한생명은 강하고 민첩한 ‘구축함’ 체제로 변모했다”며 “‘항공모함’들이 허둥거리는 지금이 우리에게는 도약의 전기가 될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의 자신감은 침몰 직전의 신한생명을 2년만에 업계 최우량 기업그룹으로 변모시킨 눈부신 성공에 근거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올 해 초 서울대 경영대와 런던 비즈니스스쿨 및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성공기업 경영사례분석 대상업체로 선정되면서 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또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전 금융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구조조정 에 성공한 기업으로 선정했다.

신한생명의 구조조정이 단순한 인력 감축을 넘어 경쟁업계 보다 한 발 앞선 ‘질 위주의 경영개혁’으로 귀결됐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공적 구조조정의 밑바탕에는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적 판단과 구성원들의 위기의식 공유가 가장 큰 힘으로 작용했다고 고 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수익 중시 경영을 위해 단순한 인력감축식 구조조정이 아니라 시스템 전반에 걸쳐 ‘화학적 변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취임하자마자 보험업계 최초로 지점제를 실시, 소규모로 편성된 185개 영업점포를 100개로 대형화했다.

또, 목표달성식 관리영업 방식을 폐지하고 지점 자율책임영업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점장들에게 임금 대비 최고 2,600%를 지급하는 성과보상제를 도입했다.

성과는 곧 나타났다. 월평균 1인당 영업생산성이 39만원(1998년)에서 60만원(2000년)으로 향상됐다. 영업의 내실을 재는 잣대인 13회계약유지율도 37%(1998년)에서 80%(2000년)대로 급증했다.

고 사장은 요즘 직원들의 마음을 묶는 일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전 부서장 부부를 초청해 직접 회사의 비전과 희망을 알리고, 사원 가족간 편지쓰기 행사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일도 ‘개혁의 성공은 총화(總和)에 달려 있다’고믿는 그의 신념에서 나왔다.

그의 수익 중심의 ‘알짜배기’ 회사 만들기는 올 초부터 시행한 상품별 손익관리 시스템에서 절정을 맞고 있다.

보험상품을 많이 파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상품 1건의 판매가 영업지점에 끼치는 장기 손익영향을 분석해 고수익 상품 중심의 판매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험설계사들을 상대로 직접 특강을 하는 등 오늘도 현장을 누비고 있다. 폭풍우를 헤쳐 나아가는 노련한 선장 처럼 업계 최대의 위기 앞에서 기회를 일구어내고 있는 중이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신한생명은 어떤회사

신한생명은 1990년3월 재일동포 자본(전체 지분 중 41.72%)을 중심으로 창립된 후발 생명보험사다. 2001년3월 현재 자본금 2,000억원, 연 매출액 9,274억원, 총자산 1조8,09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은행ㆍ보험출신 인맥간 갈등양상이 빚어지는 등 신설사의 진통을 겪었으나, 2대 유성근(劉聖根)사장에 이어 1999년 3대 고영선(高永善) 사장이 취임하면서 2년여간 본격적인 수익 중심의 경영체제 전환을 위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구조조정에서는 1998년1,843명이던 임직원을 727명으로 줄이는 인력감축도 병행됐으나, 지점제와 자율영업제를 도입하고 성과보상제를 실시하는 등 경영효율성을 획기적으로높이는 쪽에 중점을 두었다.

이 같은 변화를 바탕으로1999 회계연도에는 창립 10년만에 641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냈다.

2000년에는 보유주식 평가손 등에 따라 49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580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요인이 사라진 만큼 올 회계연도에는 월 평균 5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반영된 정상적인 흑자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기대되고 있다.

9월1일 출범하는 신한금융지주회사에는 합류하지 않았지만 누적적자가 완전 해소되는 2~3년 후 지주회사 편입을 예정하고 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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