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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시마네현 / '물의 고장'에 神들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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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시마네현 / '물의 고장'에 神들이 모인다

입력
2001.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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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모두 10만 개가 넘는 신사(神社)가 있다. 신사마다 나름대로의 신을모시니 명실상부한 ‘신과 신사의 나라’이다.그 신들은 음력10월이면 한 곳에 모여 회의를 연다. 혼슈(本州) 남서쪽의 끄트머리인 시마네(島根)현 이즈모(出雲) 지방의 이즈모타이샤(出雲大社)가 그 장소이다.

이즈모 사람들은 각지에서 모인 신들을 맞기 위해 제사를 올린다. 1,000년이 넘게 열리는 행사이다. 그래서 시마네현은 ‘신의나라’에서도 ‘신들의 수도’로 불린다.

# 신과 신화의 고장

신이 있으면 신화도 있는 법. 우리와 관련된 신화와 신사가 많다는 점이 흥미롭다.가장 유명한 것이 수사노오노미코토(須佐之男命).

옛 이즈모국에 한 건장한 젊은이가 아들과 함께 도착했다. 노인 부부가 어린 딸과 함께 울고 있는것을 보고 연유를 물었다.

부부는 원래 딸이 여덟 있었는데, 여덟 개의 머리를 가진 뱀이 있어 매년 딸 한 명씩을 잡아먹고 올해는 막내 딸 차례라는것이다.

젊은이는 독한 술을 준비해 뱀에게 먹이고 차례로 여덟 머리를 베었다. 그리고 막내딸과 결혼했다. 이 젊은이가 수사노오노미코토인데 신라에서건너왔으며 이후 이 곳의 문물을 꽃 피우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의 역사서인 ‘고사기’와‘일본서기’에 기록된 신화이다. 이 신화는 가쿠라(神樂)라는 이지역 민속공연의 중요한 레퍼터리로 만들어져 연중 공연되고 있다.

시마네현에는 그 외에도 가라카미시라기(韓神新羅)신사, 가라쿠니(韓國)신사 등이름만으로도 한국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는 신사가 많다.

가장 권위있고 규모가 웅장한 신사는 전국 신들의 회의장인 이즈모타이샤. 신사의본전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양식을 지니고 있으며 국보로 지정돼 있다.

이즈모국의 국부 오쿠니누시노미코토를 기리는 신사이다. 이 곳에서 기도를하면 인연이 맺어진다는 설이 있어 전국 각지에서 짝을 찾으려는 젊은이들이 줄을 잇는다.

본전 옆의 가구라텐(神樂殿)은 신들의 회의실. 입구에 길이13.5㎙, 굵기 9㎙의 금줄이 걸려 있는데 일본에서 가장 큰 것이다.

이즈모타이샤에서는 10월에 열리는 가미아리사이(神在祭)를 비롯해 1년에72회의 제사가 열린다. 거의 언제나 제사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 물의 고장

시마네현에는 어디에나 물이 있다. 바다와 호수, 수로와 온천 등등. 경제의75%를 임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의아하게 생각될 정도이다.

바다를 보려면 북서쪽으로 간다. 이즈모 지역의 히노미사키. 시마네 반도의 최서단이다.깎아지른 절벽에 푸른 파도가 친다.

동해이다. 물빛은 우리 동해의 색깔 바로 그것이다. 히노미사키 바위 언덕에는 등대가 솟아 있다. 높이 44㎙로동양에서 가장 높다.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의 길잡이이다. 등대에 올라 내려다보면 바로 앞에 작은 섬이 하나 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있는 후미시마(經島)로 매년 5,000여 마리의 괭이갈매기가 날아와 산란을 한다.

등대에서 약 400㎙ 떨어진 곳에 히노미사키신사가 있다. 빨강색 건물과 파란바다가 절묘한 대조를 이루는 아름다운 신사이다. 수사노오노미코토의 신전도 자리하고 있다.

등대에서 신사까지 바다 절벽을 따라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다.거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어봄직하다.

현의 중심부에 자리잡은 신지코호는 바다같이 넓은 호수. 일본의 호수 중에서6번째로 크다. 모두 6곳의 하천에서 흘러나온 물이 고인 자연호수인데 바다와도 접하고 있어 약간의 염분이 녹아있다. 재첩이 많다.

이 곳에서 나온재첩은 맛과 향이 좋아 일본 내에서도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노을이 지는 풍광이 아름답다.

이 지역 호텔 벽이나 방에 걸린 액자는 거의대부분 석양에 물든 신지코호의 모습을 그리거나 찍은 것이다.

현청 소재지인 마쓰에(松江)시의 한가운데에는 마쓰에성이 있다. 1611년 성주호리오 요시하루(堀尾吉晴)가 쌓은 전투용 성이다.

그러나 큰 전투를 벌이지 않아 흠 간 데 없이 잘 보존돼 있다. 이 성을 중심으로 해자(垓子)를팠다. 호리카와(堀川)라고 하는데 길이가 3.7㎞이다.

유람선을 띄운다. 약 1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작은 배이다. 모두 16개의 다리 밑을통과하며 성을 한바퀴 돈다. 낮은 다리를 통과할 때에는 승객이 납작 엎드려야 한다.

여러 곳에 선착장이 있는데 1,200엔만 내면 하루 종일 이용할수 있다. 수풀이 우거진 성의 아름다움은 물론 마쓰에시민의 사는 모습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만나는 물은 온천. 일본 열도의 다른 어느 지방과 마찬가지로 시마네현에도온천이 발달돼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이 다마쓰쿠리(玉造)온천. 신지코호의 남쪽에 위치한 온천으로 류머티즘, 습진, 부인병 등에 좋다고 한다.

아예현에서 운영하는 요양시설이 들어서 있을 정도이다. 30개에 가까운 여관이 밀집해 있고 한꺼번에 5,000여 명을 받을 수 있다.

권오현 기자

koh@hk.co.kr

■시마네현의 명소 3

시마네현에는 아름다운 자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적 깊이와 일본 특유의 깔끔함을느낄 수 있는 시설이 많다.

일본에서도 유명한 티파니정원박물관과 아다치(足立)미술관, 전통 정원인 유시엔(由志園) 등은 특히 시마네현의 명물로꼽힌다.

▦티파니정원박물관=미국의 유명한 장식예술가 루이스 티파니(1848~1933)가세운 박물관. 루이스는 보석세공에도 힘썼지만 유리예술에 특히 뛰어난 재주를 보였다.

박물관은 그의 유리 모자이크와 보석 세공, 가구 공예작품 등2,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실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정원을 조성해 놓았다.

꽃의 광장, 팔각형 온실, 회랑온실 등 다양한 온실을 이용한유럽풍 정원으로 철에 따라 언제나 꽃이 만발하도록 해 놓았다.

▦아다치미술관=일본 근대회화의 명품을 모아놓은 것으로 유명한 미술관. 근대화단의창시자로 평가받고 있는 요코야마 타이칸(橫山大觀)의 명작 ‘비 온 직후’ 등 모두 1,300여 점의 근대화를 소장하고 있다. 상설 전시는 물론 1년에 4회씩 기획전시도 연다.

1만3,000평에 조성해놓은 정원이 볼만하다. 전통적인 일본 정원으로 들어가 거니는 것이 아니라 실내에서 바라보는 조망용 정원이다. 커다란 유리를 통해 밖을 내다보게돼 있는데 마치 액자 속의 그림을 대하는 느낌이 든다.

▦유시엔=일본의 전통적인 정원과 먹을거리를 연계한 곳. 일본에서 유일하게 고려인삼이재배되는 다이콘시마(大根島)에 위치해 있다.

아다치미술관의 정원과 달리 산책용 정원으로 사계절에 따라 색깔과 분위기를 계속 바꾼다. 시마네현의현화인 모란꽃을 볼 수 있는 모란관이 있다.

모란관은 늘 17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현란한 색깔의 다양한 모란꽃이 언제나 피어 있다. 약 500명을수용할 수 있는 식당도 있는데 고려인삼을 이용한 건강식을 판다.

일본의 전통 정원인 유시엔. 풍경화를 담은 큰 화폭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시마네현 여행정보

시마네현은 인구 80만이 채 안 되는 작은 현. 주 산업은 임업으로 현 경제의 75%를 차지한다. 관광자원이 풍부하지만 외국인보다는 내국인 관광객 많이 찾았다.

현청 소재지인 마쓰에시에서 승용차로 약 1시간 거리인 돗토리(鳥取)현의 요나고(米子)공항과 인천국제공항간 직항로(주3회 왕복)가 최근 개설되면서 한국인 관광객이 찾기 시작했다. 여행사에서 내놓은 상품이 아직 없는 상태여서 개별여행만이 가능하다.

시마네현은 교통이 편리하다. 마쓰에시 인근의 명승지와 유명 관광지는 전철과 버스를이용하고 약간만 걸으면 모두 찾을 수 있다.

기본적인 일본어를 할 줄 알고 현지에서 지도를 얻는다면 개별여행에 큰 어려움이 없다.

대부분의 관광지에한글로 번역한 안내서를 비치하고 있다. 2박3일 일정을 잡는다면 조금 바쁘게, 3박4일이라면 여유 있게 돌아볼 수 있다.

2박3일 일정을 짜본다면 ▦1일차=이즈모타이샤-히노미사키-티파니박물관-마쓰에온천 ▦2일차=마쓰에성-무사 주거지-아다치미술관-다마쓰쿠리온천(가쿠라 관람) ▦3일차=다마쓰쿠리자료관-유시엔-고진다니유적 정도면 적당하다.

여행정보는 마쓰에역 여행센터(81-852-23-3320)나 인포메이션센터(21-3219)등에서 얻을 수 있다. 마쓰에시청 관광문화과(55-5214)와 시마네현 관광진흥과(22-5292) 등에서도 숙박ㆍ교통정보를 알려준다. 영어나 한국어로문의할 때에는 국제센터(31-5956)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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