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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후회의 보고서 "온난화로 식량 부익부 빈익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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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후회의 보고서 "온난화로 식량 부익부 빈익빈"

입력
2001.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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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선진국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선진국은 오히려 식량생산이 느는 반면 가난한 나라들은 대부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세계 과학자들이 ‘지구기후변화의 도전’을 주제로 개최한 국제기후회의에서 호주 국제응용시스템 분석연구소(IIASA)는 “지구온난화가 앞으로 70~80년 간 개발도상국들의 식량 생산량을 현재보다 4분의 1 가량 감소시킬 것”이라는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승자와 패자?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80년까지 온난화로 인한 전세계 식량생산 총량은 증가하지만65개 개발도상국의 경우 잠재적으로 매년 평균 28억 톤씩 줄어들게 된다.

이는 전체 개도국의 절반 가량에 해당된다. 특히 이 중 40개국은 인구증가추세까지 고려할 때 식량 감산으로 인한 기아 정도는 치명적일 것으로 우려된다.

이디오피아, 수단 등 아프리카 지역이 주로 곡물 생산이 어려울 정도로 황폐화 할전망이다. 또 세계 영양실조자의 3분의 2가 거주하는 인도, 방글라데시, 태국 등 남부 아시아 지역과 브라질 등 라틴 아메리카 지역의 식량 생산감소추세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경우 최고 수확량의 18%에 해당하는 연간 12억 톤 가량의 곡물이 온난화로 인해 사라지게 된다는 분석이나왔다.

반면 동토를 가진 북유럽과 북아메리카, 러시아, 중국 등은 온난화의 ‘혜택’으로식량이 더욱 풍족해질 전망이다.

캐나다와 러시아 지역을 합해 연간 13억 톤 가량의 곡물 생산량 증가가 예상되며핀란드,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도 큰 혜택을 볼 전망이다.

연간 15% 가량 식량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등도온난화의 수혜자 대열에 끼어 있다.

그러나 선진국 중 영국, 호주 등은 식량생산 감소국, 개도국 중 멕시코, 케냐,자이르 등은 생산량 증가국에 속했다.

한국은 이 보고서에서 –0.1~0.1% 정도의식량생산량 변화가 예상돼 온난화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지도를 220만개 셀로 분석

이번 연구는 우선 전세계의 기후 데이터, 토질, 지형, 식물 혹은 재배작물 유형등의 정보를 담은 220만 개의 격자 셀로 세계지도를 세분화했다.

여기에 해들리 모델(적도 부근에서 상승한 기류가 극 방향으로 이동해 북위 또는 남위 30도 부근에서 하강한 후 다시 적도 방향으로 흐르는 순환 양태) 등 지구 대기순환의 3대 모델의 예측 결과를 비교ㆍ검토해세분화한 각 지역의 온난화 영향을 확인했다.

단순한 환경결정론적분석뿐 아니라 비료나 관계용수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되느냐에 따라 해당지역의 곡물 생산량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1994년에도 온난화가 지구 식량생산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기초적인 연구를 시도한 적이 있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전세계 모든 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IASA측은 “이 연구 결과를토대로 각국이 자국의 기후변화에 적합한 식량개발과 수출입 전략을 세우고, 지구 온난화 방지에 있어 개도국이 목소리를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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