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의 명콤비로 일컬어지는 박 남매도 모든 생각이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박경림) “사실 그렇죠. 20년이 넘게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인데.”(박수홍) “그렇습니다.”(박경림)박경림(23)이 먼저 치고 나오면 박수홍(31)이 맞장구치는 대화가 끝을 모르고 이어진다. 처음에는 원고를 사인펜으로 짚어가면서 신중하게 읽어내려 가던 박수홍도 아예 박경림과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6일 오후 10시 KBS 라디오스튜디오. ‘방송중’이란 불이 들어왔다. ‘만담방송’으로 인기를 모으는‘박수홍ㆍ박경림의 FM인기가요’(KBS 제2라디오ㆍ106.1㎒) 생방송이 이뤄지는 스튜디오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진행자들의 애드립 때문이다. 김강훈 PD는 박수홍, 박경림에 대해 “호흡이 잘 맞는다. 원고도 잘 소화하지만 애드립이 좋아서 순발력 있게 방송을 이끌어간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너무나도 애드립이 강해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진행을 맡은 지 얼마되지 않았을때 god의 ‘어머님께’를 틀었다가 판이 튀자 박경림이 “대신 불러주겠다”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어머님께’를 부른 사고 아닌 사고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박수홍, 박경림은 원고에서 눈을 떼고 있는 시간이 많아서 어디까지가 원고에 있는 것이고, 어디까지가 애드립인지 쉽게 구별이 가지 않는다.
2000년 11월 KBS 2FM로 시작해서 올 4월 KBS 제2라디오로 주파수를 옮기면서도 ‘만담방송’의 특색은 그대로 살렸다.
2시간 동안 틀어주는 음악이 다른 FM방송의 절반인 10곡 정도다. 박수홍, 박경림은 “산만해 보여도 인기를 끄는 원동력은‘만담’”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이날도 팥빙수와 관련된 청취자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두 사람의 대화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10시10분께 광고가 나갈 시간이 되자 김 PD가 두 손을 내저어 보이면서 “이따가 윤종신씨 오면 물어보죠”라고 정리에 나선다.
작가와 출연자들도 바쁘다. 3명의 보조작가들은 소개할만한 사연을 골라내느라 인터넷으로 들어온 사연을 읽고 있다. ‘파란만장 생활수기’코너 출연자인 윤종신, 유영석, 장나라도 방송 5분전 스튜디오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경호의 ‘희생’이 나가는 동안 이들은 재빨리 부스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고 10시30분 ‘파란만장 생활수기’는 무사히 시작됐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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