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 S사에 입사한 최모(28)씨는 1년도 채 못돼 사표를 던진 뒤 사법고시준비에 나섰다.한 달에 3,4번씩 있는 회식자리가 고역이었을 뿐 아니라 회사동료와 업무 마찰도 잦았고 심적 후유증도 심해 조직생활 적응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주변의 간섭을 받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내 적성에 더 맞다는 걸 깨닫게 됐다”며“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서울대 졸업생이나 재학생 중 ‘나홀로 족’이 급증, 대학측이 ‘인성과 대인관계 증진’을 위한 대안마련에 나섰다. “공부는 잘 하는데 사람 사귀는 법을 모른다”는 세간의 평가를 불식시킬 필요성이 절실해진 것.
이기준(李基俊) 총장도 최근 “이제는 EQ(Emotional Quotientㆍ감성지수)와 MQ(Moral Quotient; 도덕지수)가 높은 졸업생을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서울대 학생생활연구소에는 한해 재학생 1,000명 정도가 대인관계나 인성문제로 한차례 이상상담 신청을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학교측은 졸업생의 30% 이상이 직장에서 원만하지 못한 대인관계 때문에 ‘혼자 일하는 직업’으로 진로를 바꾸고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대는 이에 따라 최근 개인상담 위주로 이루어진 학생생활연구소를 ‘대학생활문화원’(가칭)으로 바꾸고2학기에 국내 대학 처음으로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을 시범 실시한 뒤 겨울방학부터 이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입생이나 기숙사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는 의무적으로 인성 관련 교육을 이수케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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