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MBC의 촬영보도로 호랑이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경북 청송 호랑이’는 전문가들의 현지조사결과‘삵’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명됐다.지난 3일부터 9일까지 환경부 조사팀으로 경북 청송에서 조사를 벌인 전문가 8명중 6명은 10일 이 같은 의견을 환경부에 제출했다.
조사에 참여한 국립환경연구원 양병국(梁炳國) 박사는 “당초 몸길이가 120㎝에 이른다는 주장과 달리 실측 결과 80㎝정도에 그쳤으며 호랑이 특징인 선명한 세로 무늬가 없는 등 다 자란 어미 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신남식(申南植) 동물원장은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는 등의 목격자 진술과 달리 호랑이로 인정할 만한 단서를 찾아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우한정(禹漢貞)한일야생생물연구소장은 “꼬리가 두터운 점이 호랑이로 보기가 힘들며, 귀가 커서 표범도 아니다”라고 밝혀 ‘삵’에 무게를 두었다. 이번 조사팀은 최고 증거물로 치는 호랑이의 털과 배설물을 발견하지 못했다.
국립환경연구원관계자는 “방송 촬영팀에 참여했던 2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의 전문가들이 모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호랑이’라고 주장해 온 야생동물보호연합 한상훈(韓尙勳) 상임대표는 “외국학계가 인정한 호랑이를 ‘사라졌다’는 편견과 느낌에 의존, 삵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방송 공개토론회를 열어 진위를 가리자”고 주장했다.
야생동물연구소 한성용(韓盛鏞) 소장 역시 “꼬리가 S자로 휘고 두개골 아래턱이 발달해 있는 등 절대 삵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13일 최종토론회를 거쳐 다음주 중 공식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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