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 하나은행 서초지점장 조덕중씨의 ‘돈이 안 돌면 사람이 돌아버린다’를 들춰보니, 지은이가 꼭 그렇게 보인다. 왕창 까발리고, 용감하게 욕한다. 정의의 투사인지어리석은 돌쇠인지 잠시 헷갈린다.한국은행, 은행감독원을 거쳐 지금의 직장까지 31년 간 금융계에서 일하며 겪은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경제를 골병 들게 만드는 잘못된 구조와 금융계 치부를 바닥부터 샅샅이 훑으며 적나라하게 비판한다.
왜 돈이 안 도나, 누가 농간을 부리길래, 뭐가 잘못돼서 애매한 국민만 고생시키나. 구조조정에 공적자금 150억 원을 쏟아붓고도 왜 이 모양인가. 돈이 어디로 샜나.
지은이가 진단한 가장 큰 병인은 돈줄 연줄로 굴러가는 잘못된 경제구조다. 그렇게 경제를 틀어쥐고 비트는 높은 분 잘난 분들의 기업, 금융, 관료, 언론,정치를 무차별 공격한다. 신랄하고 후련하다. 뛰어난 유머 감각에 폭소가 터지기도 한다.
이 책은 지은이가 ‘열 받아서’ 썼다. “부지런하고 바른 분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그래서 돈이 잘 돌아 그들이 밝고 힘차게 살 수 있게, 잘못된 구조를 치워버리자”고 말한다. 맞다. 돈이 안 돌면 사람이 돌아버린다. 사람이 돌아서야 되겠는가.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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