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8일 긴급 회담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회담은 김 위원장의 귀국 인사라고 보기에는 긴 1시간10분 동안 진행된 데다, 크렘린도 한참 지나서 회담 사실을 확인해 줄 정도로 극비리에 이뤄졌다.
양 정상이 배석자 없이 장시간 만난 것은 일단 경제ㆍ군사 협력 등에 대한 ‘정치적 담판’이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이 4, 5일 모스크바 일정을 끝내고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떠난 후에도양국 정부는 ‘북ㆍ러 경제공동위원회’ 차원에서 실무 협상을 해 왔다.
그러나 일리야 클레바노프 부총리는8일 오전 “어떤 구체적인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면서 “협력방향은 김 위원장이 선택할 문제”라고 협상의 실패를 강하게 시사했다.
러시아가 심혈을 기울인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의 연결을 위한 철도협상도 난항을 겪기는마찬가지였다.
니콜라이 악쇼넨코 러시아 철도장관은 북한 내 철도 현대화를 위해 5억 달러까지 투자할 의향을 피력하며 의정서 체결을 독촉했으나,김용삼 북한 철도상은 철도연결을 군사협력 문제와 연계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 회담을 요청, 협상의 틀을 재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양 정상은경협의 최대 걸림돌인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부채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올 연말 열리는 제4차 경제공동위원회부터 실질적 협력 단계로 진입하는‘가이드 라인’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또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탄도탄요격 미사일(ABM) 협정을 언급한 ‘모스크바 공동선언’의성과를 재확인하고,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관계에 대한 의견교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의 외교 소식통은 “ 푸틴 대통령이 좀더 직설적으로 2차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대화 재개를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김 위원장도 이에 대한 구체적 입장표명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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