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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콜금리 왜 내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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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콜금리 왜 내렸나?

입력
2001.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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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달에 이어 9일 또 다시 콜금리를 낮춘 것은 실물경기가 그만큼 어렵고 향후 전망도 어둡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6월 중 산업생산이 32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7월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20%나 감소하는 등 실물경기가 악화일로를 치닫는데다 청신호마저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콜금리 인하가 불가피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실제로 금통위는 지난달의 경우 콜금리를 내리기 위해 3시간여 동안 진통을 겪었으나 이날은 1시간 40여분 만에 만장일치 형식으로 콜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전철환(全哲煥) 총재는 그러나 “콜금리 인하와 함께 적극적인 재정정책, 과감한 기업 구조조정 등 3박자가 맞아야만 경기회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와 한은 기업의 노력에 더해 대외여건이 호전되지 않으면 경기는 바닥을 헤맬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놓고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黃昌重)투자전략팀장은 “우리 경제에서 수출 의존도가 매우 크기 때문에 아무리 금리가 떨어지고 재정 지출이 확대되더라도 미국 등 해외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자금이 주식시장이나 기업 설비투자 자금으로 흘러 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콜금리 인하로 물가가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국제 유가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물가 오름세가 꺾였기 때문에 큰 영향은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한은의 콜금리 추가 인하로 금융권에는 또 다시 금리 인하 신드롬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 논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폭넓게 퍼져 통화를 아무리 확대해도 소비나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은행과 실물자산에 잠겨버려 오히려 경기침체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최근 진정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부동산 투자 붐을 다시 촉발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시중 자금이 채권 등 금융상품으로 신속하게 이동하고 있으며 통화 유통 속도도 외환위기 이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고 볼 수 없다”며 “그러나 향후 불투명한 경기상황이 지속될 경우 함정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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