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南冥) 조 식(曺 植ㆍ1501~1572) 탄생 500주년을 맞아 8, 10, 11월 3차례 대규모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남명 선생 탄신5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학술회의는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사상가로퇴계(退 溪) 이황(李 滉ㆍ1501~1570)와 함께 사림의 두 거봉을 이루었으면서도퇴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던 남명의 사상과 정신을 집중 조명한다.
국제적 규모로는 처음인 학술회의는 16, 17일 이틀간 1차로 경남 산청 삼성산청연수소에서‘남명학과 21세기 유교 부흥운동의 전개’를 주제로 시작된다. 이 학술회의에는 국내 학자와 함께 중국, 일본, 러시아, 독일 학자 등 13명이 주제 발표를 한다.
이어 2차 학술회의가 10월 25, 26일 경상대 남명학관에서 ‘한국학술사상남명학의 위상’을 주제로, 3차는 11월 16, 17일 서울대 호암회관에서 ‘남명학술사상-남명학의 위상’을 주제로 열린다. 2, 3차 학술회의에도 미국, 중국,일본, 독일, 대만 학자들이 참가한다.
남명학회 이남영(서울대 철학과 교수) 회장은 “이번학술회의는 정치ㆍ사회ㆍ문화적 혼란과 불신을 겪고 있는 2001년 우리 사회에 여전히 유효한 남명의 시대비판과 도덕성을강조한 정신을 새롭게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남명학 연구의 심화와 국제화가 촉진될 것”이라고밝혔다.
남명이 같은 해에 태어난 퇴계에 비해 그동안 학계의 조명을 크게 받지 못한 것은우선 정인홍 등 그의 제자들이 광해군때 북인으로 집권하다가 인조반정으로 모두 실각한 이후 학맥이 거의 끊어진 데서 연유한다.
이와 함께 이ㆍ기론이나 사단칠정론 같은 철학적 논쟁보다는 시대비판과 사회개혁 등 실천에 치중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이론적 저술을 많이 남기지 않았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특히 현실적으로는 퇴계에 비해 그동안 연구를 뒷받침할 만한 재정적ㆍ현실적 기반이 취약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학계에서는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젊은 학자들이 석ㆍ박사학위 논문 주제로 남명을 선택하는 등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작년 12월 발족한 남명학회도 회원이 현재 150명이지만 서양철학, 교육학, 사회과학 분야 교수ㆍ연구원의 가입이 늘어 올해 안으로 250명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남영 회장은 “남명은 실천과 교육에특히 힘써 후일 임진왜란 때는 곽재우, 김천일 등 그의 제자 50여 명이 의병장으로 나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며“퇴계와 함께 남명을 조명함으로써 한국사상의 다양성을 획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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