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쯧쯧…. 저 녀석은 기차네.기차야.” 광운대 시절 설기현(22ㆍ안더레흐트ㆍ사진)은 감독들 사이에서 ‘기차’로 통했다. 지칠줄 모르는 체력은 돋보였지만 기차처럼 그라운드 측면에서 일(1)자로 오르내릴뿐, 움직임에 변화가 없는 플레이 때문에 붙여진 달갑지 않은 별명이었다.설기현은 이제 더 이상 ‘기차’로불리지 않는다. 한국선수 최초로 유럽 최고권위의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득점까지 기록, 2002년 한ㆍ일월드컵 본선무대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설기현은9일 스웨덴에서 열린 할름슈타드와의 2001~2002 유럽챔피언스리그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출장, 팀이 0_1로 뒤지던 후반11분 헤딩 동점골을 터뜨렸다. 한국선수 최초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에 첫 득점까지 기록한 설기현은 후반 35분 교체될 때까지 발군의 활약으로팀의 3_2 역전승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8월 벨기에 1부리그앤트워프에 입단, 기량을 인정받은 설기현은 지난 달 2000-2001 시즌 벨기에리그(주필러리그) 우승팀 안더레흐트로 이적했다. 5일 벨기에 수퍼컵서후반 교체멤버로 나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설기현은 이날 골로 팀내 주전 스트라이커의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12일 전소속팀 앤트워프와 자국리그 개막전을치른 뒤 곧바로 한국대표팀의 네덜란드 전지훈련에 합류할 예정인 설기현은 23일 홈에서 할름슈타트와 챔피언스리그 2차전을 치른다.
설기현의 기량은 99년 1월올림픽팀에 합류하면서 크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스피드는 빠르지만 민첩성이 부족한 설기현에게 ‘다양한 움직임과 순간적인 스피드를 키우라’고 주문한허정무 감독의 영향이 컸다. 허 감독은 내성적인 설기현이 “감독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범생이었다”고 칭찬한다.
설기현은 벨기에서도 개인훈련을 하루도 거르지 않는것으로 소문나 있다.
■ 챔피언스 리그는 유럽 최고의 클럽대항전
유럽챔피언스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소속 각국 최상위 클럽 중 3차례의 예선을 통해 본선에 진출한 32개팀이 최강자를가리는 유럽최고 권위의 클럽대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0년동안 활약했던 차범근도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55년 유럽 각국 리그의 우승클럽대항전인 유럽클럽선수권대회를 모태로 출범한 챔피언스리그는 인기면에서도 국가대항전인 유럽축구선수권에 비견된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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