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이후 한국 경제가 기본적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미룬 채 정보기술(IT)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 IT투자의 전반적 효율성이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8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로 열린‘비전 2011-지식정보반’ 토론회에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신일순 연구위원은 막대한 IT투자에도 불구,미국 등 선진국과는 달리 다른 전통산업의 생산성을 높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위원은 “당초 전망과 달리,IT의 활용 및 응용의 촉진 등을 통한 경제전반의 생산성 향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IT혁명에 따른 전자상거래 확산으로 CD, 소프트웨어, 책 등의 온라인 가격이 오프라인에 비해 평균 9~16% 저렴한 반면 우리나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으며, 컴퓨터 부품 등 일부 제품은 오히려 온라인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우리나라의 경우 유통경로 전반의 프로세스 개선이 아니라 판매방식의 단순한 전환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 참석자들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IT혁명’때문이 아니라 경기정상화에 따른 자연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세 연세대 교수는“IT혁명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오프라인에서 개혁과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또 ‘전자정부-디지털정부’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에 대해“디지털 이전단계의 정부혁신이 완결되지 않은 채‘디지털정부’를 추진하는 것이 문제”라며“체질개선 없이 디지털화가 추진될 경우 행정비용은 줄어도 제반 사회적 비용은 줄어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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