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유라시안 철도 연결을 위해 북한에 투자할 여력이 충분합니다”8일 모스크바에서 만난 러시아 철도부 관계자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 연결에 필수적인 북한 내 철도 현대화를 위해 ‘단독 투자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소요되는 비용을 철도부내 기금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까지 제시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입장은 “투자 여력이 없는 러시아가 결국 한국에 손을 벌일 것”, “자칫 투자했다가는 구 소련에 대한 채무처럼 받아내기 힘들 것”이라는 국내의 비관적 의견을 무색케 했다.
러시아 언론들도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얻어낸 최대의 성과가 바로 TSR와 TKR 연결에 합의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북한 미사일문제 등 철도문제를 제외한 ‘모스크바 공동선언’은 지난해 7월 푸틴 대통령의 방북 때 평양 정상회담에서 거론된 것을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한 신문도 있다.
모스크바의 한 외교소식통은 “러시아는 돈이 되는 장사라면 빚을 내서라도 투자한다”면서 “러시아가 단독 투자를 고집하는 것은 이익을 더 많이 챙기겠다는 장삿속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북한이 여기에 동의한 것은 철도 연결을 경제적 관점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의미한다”면서 “러시아는 수익성 때문에 북한측에 경의선 연결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러시아는 TSR과 TKR 연결에 합의한 뒤 이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러시아는 한국 여론이 유라시안 철도 문제를 남북대화 등 지나치게 정치적인 문제들과 연계시켜 복잡하게 만들지도 모른다고 오히려 우려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정치부 이동준 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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