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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 단죄 '산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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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 단죄 '산넘어 산'

입력
2001.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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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필드’의 주역들에 대한 국제법정의 사법적 단죄가 제대로 이뤄질까. 캄보디아 헌법위원회가 7일 구 크메르 루주 지도자들을 재판하기 위한 특별법정 설치 개정 안을 승인함에 따라1970년대 저질러진 동족학살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법안 최종 승인권자인 노로돔 시아누크국왕도 서명하겠다는 뜻을 비쳐 캄보디아 정부와 유엔측간에 재판부 구성 등에 대한 양해각서 마련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연말부터 재판이 시작될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법정은 170만 명의 동족을 학살한폴 포트 정권의 크메르 루주 지도자들을 처벌하게 되며 캄보디아측과 유엔이 임명하는 국제 판ㆍ검사들로 구성되는 국제재판소 성격을 띠게 된다.

훈센 정부의 단죄 의지에 의문을 품고 있는 유엔이 경제 제재를 무기로 국제재판소구성을 밀어부친 결과이다. 학살 현장인 국내에 세워진다는 점이 네덜란드에있는 유엔 구 유고 전범재판소(ICTY)와 다르다.

재판부가 구성되더라도 실제로 재판이이뤄지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우선 누구의 어떤 범죄를 대상으로 재판을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학살의 주범 폴 포트가 1998년 사망함에따라 크메르 루주의 이론가 누온 체아, 정치지도자 키우 삼판, 군사활동 책임자로 도살자란 별명을 지닌 타목, 악명 높은 고문의 총본산 ‘S-21’을이끌었던 두치, 캉 켁 이우 등이 전범 명단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999년 체포된 타목외에 누온과 키우 등 대다수는 폴 포트 사망후 훈 센 정부에 투항, 정치적 면죄부를 받은 상태다. 무엇보다 크메르 루주 하급간부 출신인 훈 센 총리를 비롯, 많은 간부 출신들이 군부는 물론정부의 요소요소에 포진하고 있다.

각 마을마다 학살자와 피해자가 함께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참상이 파헤쳐질 경우 피의 보복극이 재연될 가능성도높다.

국제 여론의 압력에 굴복, 어쩔 수없이 법안 통과에 협조한 훈 센 총리가 유엔을 겨냥 ,“재판이 신중하게 처리되지 않으면 30년간 유지돼온 캄보디아의 평화가 깨질 수 있다”고 엄포를놓은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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