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인연은 확실히 남다르다. 1997년부평고에 입학해 처음 인연을 맺은 이들은 99년 부평고를 전국대회 3관왕에 올려놓으며 단숨에 고교축구를 평정했다. 청소년대표와 올림픽대표도 함께지냈고 슬럼프도 함께 겪었다. 그러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지난달 26일 마침내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에 함께 발탁됐다.이천수(고려대)와 최태욱(안양LG).스무살 동갑내기로 21세기 한국축구를 이끌 유망주로 꼽혀온 이들이 ‘히딩크사단’의 전지훈련장소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대했다.
프랑스 1부리그 릴에서 입단테스트를 받고 현지에서 대표팀에 합류한 이천수는 ‘밀레니엄 스타’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지난해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를 오가며 한국축구 최고의 기대주로 평가받았다.100㎙를 11초대에 달리는 스피드가 일품인 최태욱은 고졸 최고액(1억8,000만원)의 대우를 받으며 곧바로 안양LG에 입단했다.
그러나 이들의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올해 초 열린 대학연맹전서 극도로 부진, 히딩크 감독에게 이렇다 할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이천수는 국가대표에서 제외되면서 자연스레 슬럼프에 빠졌다.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던 최태욱 역시 팀내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다가 최근 오른쪽 윙백으로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팀에서 가장 막내인 이들은 서로,그리고 선배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한다. 둘 다 공격수여서 황선홍 김도훈 최용수 안정환 이동국 등 내로라 하는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한다.
아직까지 기대주라는 수식어를 떨쳐버리지 못한 처지에서 히딩크 감독의 눈에 들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하지만 축구의 쓴맛을 본만큼 유럽전지훈련에 임하는 각오는 비장하다. 이들은 6일 출국전 “지금 승부를 내지 못한다면 스타가 되기 힘들다”는 말로 생존경쟁의 각오를 밝혔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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