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철수문제가 또 정쟁거리가되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결산하는 모스크바 공동선언이 주한미군의 철수문제를 거론했기 때문이다. 모스크바 선언은 북한의주한미군 철수 요구 입장에 러시아가 이해를 표명한 것으로 돼 있다.결론부터 말하면 주한미군 철수문제의 정쟁화는 극히 유치하고 불필요한 논쟁이라는 사실이다. 작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정부는 일관되게 북한이 주한미군의 존재를 양해했다고 밝혀왔다.
정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북한도 그 동안 묵시적으로 이에 동의하는 입장을 견지해 온 것도 사실이다.
북한이 간혹 대남방송 등을통해 기존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되풀이 하곤 했지만 ‘대세’를 반전하려고 하는 시도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우리는 북한이 체제문제 등 대내적으로 민감한 일이 있을 때 마다 수시로 입장을 바꾸는 것으로 이해해 왔고 이는 어느 정도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드러났다.
문제는 모스크바 선언에 대한야당과 일부 보수층의 시각이다. 이들은 정부가 북한의 속임수에 결과적으로 속은 것이 아니냐고 묻고 있다.
이야말로 성급한 단정이자 ‘트집을위한 트집’에 불과하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다. 우리는 북한이 ‘통일후에도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을 이해한다’ 는 자세에 하등의 본질적인 변화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야당의 문제제기가 대북협상때 경쟁력 강화 요인 등 우리의 총체적 외교역량을 확대하는데 필요한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북한의 한마디 한마디에 일희일비 하게 되면 나라꼴은무엇이 되겠는가. 더욱이 야당이 대안세력이 되고자 한다면 먼저 북한의 태도변화를 나무란 다음 정부를 다그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정부 역시 야당의문제제기 때 마다 발끈하는 모습도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다.
야당도 이번 모스크바 선언의함의를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 것은 북ㆍ러 양국이 대미 협상력을 제고하기위한 맞대응 전략이라는 점이다.
부시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이후 북한 역시 맞불작전으로 대미 강경입장을 내세우며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따라서 주한미군 철수문제를심각하게 받아 들일 필요는 없다. 남북 및 북미대화가 재개되면 충분히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이 문제가 쌍방 대화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도록 외교적 지혜를 짜는 일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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