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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중계 / 훈넷

입력
2001.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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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넷(대표 김범훈)이 만든 프로그램인 ‘애니쉐어’가 최근 몇주간 주요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사이트를 석권해 화제다. 주요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다 인지도 높은 해외업체도 아닌 국내 벤처기업이 이룬 일이어서 업계에서는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훈넷은 이처럼 앞선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인터넷 솔루션 분야에서 늘 사건을 만드는 기업으로 인식돼 왔다. 지난해 4월 제3시장 등록후 전반적 시장 몰락으로 투자 측면의 주목은 끌지 못했지만 인터넷 이용자를 상대로는 무시못할 저변을 확보하고 있다.

■인터넷 솔루션 업체에도 차별화 바람

인터넷 솔루션 업종은 그동안 일반 닷컴기업의 부침과 운명을 함께 해왔다. 또 관련 업체들이 난립한데다 업체별 기술력에 대한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옥석을 가리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특히 개인 이용자가 아닌 기업을 상대하는 업체일수록 기술력과 성장성보다는 영업능력이나 기타 외부 요인에 의해 매출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인터넷 솔루션 및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도 차별화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증권 송정섭연구원은 “업체 난립 현상이 점차 사라지고 선도 기업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시장 응용력과 기술력이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훈넷의 전략은 일단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인터넷을 통해 무료 배포한 뒤 이 솔루션 사용자를 기반으로 다시 수익모델을 세우는 것이다. 훈넷이 개발해 배포한 주요 프로그램은 인터넷 방송을 녹화할 수 있는 ‘하이넷레코더’와 웹브라우저를 보완해주는 ‘하이넷바’ 등 부지기수다.

특히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쉐어’는 세계 최초로 서버를 거치지 않고 개인간의 PC를 직접 연결, 동영상과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네티즌들의 엄청난 호응으로 현재 수백만명이 애니쉐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료 게임사이트로 매출 본격화

훈넷은 1999년 11월 설립후 지금까지 적자만 내왔다. 하지만 이달초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카지노 솔루션을 자체개발, 유료 게임 사이트인 ‘하이넷게임’(www.hinetgame.com)을 개설하면서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김사장은 “지금까지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만 해왔지만 이제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애니쉐어 등으로 쌓아온 인지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료 게임 시장을 휩쓸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이넷게임은 이용자가 월 이용료 5,000원을 내고 가입, 사이버머니를 받아 고스톱이나 포커 등 게임을 한 뒤 사이버머니를 따면 이 돈을 상품권이나 카드결제 대금으로 환원해주는 사이트.

다른 게임 사이트와 달리 전체 게임 진행상황을 자동 기록, 분쟁의 소지를 없앤데다 일부러 게임 접속을 끊더라도 로봇 엔진이 자동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개설 10여일만에 회원이 1만명 이상으로 늘었고 하루 매출만 1,000만원에 육박한다는 것이 김사장의 설명. 특히 수백만명이 사용하는 애니쉐어의 성인용 검색어 사용을 위해서는 이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돼있어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사이트는 게임에 이기면 상품권 등을 제공하는 독특한 방식탓에 사행성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미 자문 변호사와 법률 검토를 끝냈다는 김사장은 “회비를 한푼도 돌려주지 않는 다른 유료 게임사이트와 달리 회비의 70% 가량을 돌려주는 제도는 이용자 입장에서도 적절한 것”이라며“국내 시장보다는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된 것이고 벌써부터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 합작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범훈사장은 사운드카드와 음반제작 시스템 전문업체인 훈테크의 대표도 맡고 있다. 훈테크는 연 50억원 매출 규모에 제품의 60%이상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중견업체로 훈넷의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이상연기자 kubrick@hk.co.kr

■김범훈 사장은

김범훈(42)사장은 자기 소개를 부탁하자 “지난 7년간 은행 문턱을 넘다든 적이 없는 사업가”라고 짧게 답했다.

그만큼 탄탄한 자본력을 자랑하는 말이었지만 1982~84년 금성사(현 LG전자) 3년 연속 발명왕과 대표적 토종 PC하드웨어인‘옥소리’ 창업자, 광림전자(현 한솔텔레컴) 대표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인물치고는 간단한 대답이었다.

사실 김사장에 대한 업계 주변의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사업감각이 뛰어나고 소신도 굳은 IT 선각자’라는 최고의 평가에서 ‘고집이센 돈키호테’라는 다소 좋지 않은 인물평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정작 김사장은 이에 대해 “16년간 사업을 하면서 업계 사람과 공무원들에게 바른 소리도 하고 본의 아니게 적도 만들었을 것”이라면서도“그러나 종업원과 투자자에게 할 수 있는 모든일을 했다”고 담담히 받았다.

99년 훈넷을 출범시킨 후에도 김사장은 많은 ‘트러블’을 일으켰다. 애니나라 등 무료 소프트웨어가 저작권 시비와 선정성 논란을 불러왔고 절차를 어기고 주식을 공모해 과징금까지 부과받았다.

김사장은 “편리한 소프트웨어를 어디에 쓸 것인지는 이용자가 결정할 문제인데 이를 조장한 것으로오해당해 아쉽다”며 “주식 공모 문제는 훈넷 개인주주들에게 액면가로 증자를 해주다 발생한 일이어서 오히려 숨길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사장은 ‘일벌레’라는평가도 받는다. 94년부터 2년여 동안 세계 각지를 혼자 여행하고 돌아온 뒤부터는 1년 365일 휴무도 없이 오전10시부터 새벽1시까지 사무실에서 솔루션을 직접 점검하고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한다.

김사장은 “당면 목표인 카지노솔루션의 해외시장 진출이 해결되면 더욱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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