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의 육군 대공진지에서 발칸포 오발로 민간인 차량이 포탄에 맞아 피해를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7일 오전 9시50분께 서울 중구 모호텔 옥상의 육군 대공진지에서 20㎜ 발칸포 17발이 오발사고를 일으켜 남산 방면 45도 각도로 발사됐다.
육군 관계자는 “호텔 옥상 방공진지에서 점검 운영관(하사) 등 3명이 월례 장비점검을 하던 중 오발 사고가 났다”며 “그러나 발칸포 포탄은 발사된 지 1.3초 후(비거리 1.2~1.6㎞)면 공중에서 해체되기 때문에 별다른 민간인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육군은 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이 수차례 발생, 1999년부터 서울 지역 방공진지의 모든 발칸포에는 발사된 포탄이 목표를 맞히지 못하면 일정 시간 후 자동으로 폭발하는 ‘자폭탄’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육군 발표와 달리 오발탄 중 한 발이 인근 중구 신당1동 296번지 D카센터 앞에 주차한 승용차 지붕에 떨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주민의 신고를 받고 조사한 결과, 승용차 지붕이 포탄에 맞아 찌그러지고 승용차 옆에서 제조 일련 번호가 찍힌 포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육군은 “포탄의 일련번호를 대조해야 불발탄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일단 자폭탄 중 불발탄이 발생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육군은 정비요원이 실탄을 제거한 채 정비를 해야 하는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여부와 불발탄 발생 원인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가 발생한 견인 발칸포는 미국의 M167 20㎜ 발칸포를 국산화한 것으로 1970년 대 초반부터 10여년간 대량으로 양산됐으며, 유효 사거리와 최대 사거리는 각각 1.2㎞와 3㎞이고 최대 발사속도는 분당 3,000발이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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