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 핀투세비치(29ㆍ우크라이나)가 7일(한국시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여자 100㎙ 42연승 신화의 주인공 매리언 존스(미국)를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에드먼턴 최대의 이변’을 연출했다.핀투세비치는 이날 캐나다 에드먼턴 커먼웰스 스타디움에서열린 여자 100㎙ 결승전서 10초82로 존스(10초85)와 에카테리나 타누(10초91ㆍ그리스)를 제치고 결승선을 가장먼저 통과했다.
1997년 일본에서 멀린 오티(자메이카)에게 패한뒤 여자 100㎙에서 42연승의 신화를 세우며 그리피스 조이너 이후 가장 위대한 여자 스프린터로 군림해온 존스는 연승행진마감과 더불어 100㎙ 세계선수권 3연패(連覇) 달성도 실패했다.
결승보다 1시간40분 앞서 치러진 준결승에서 핀투세비치가 10초94로 존스(10초95)를 간발의 차로 앞서 파란의 전조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핀투세비치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승전서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여유롭게 손을 흔들던 존스와 달리 잔뜩 긴장한 표정의 핀투세비치는 총성이 울리자마자 반응시간 0.123초로 총알같이 튀어나와 존스(반응시간 0.146초)를 앞서기 시작했다.
핀투세비치가 초속 0.3㎙의 맞바람을 뚫고 레이스 중반까지 박빙의 차로 앞서갔다. 그러나 결승선 20여㎙를 앞둔 지점에서 갑자기 존스가 치고 나오면서 존스의‘43연승’이 다시 눈 앞에 다가온 듯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혼신의 스퍼트를 시작한 핀투세비치는 레이스 후반 내내 존스와 평행선을 유지해나갔고 결국 간발의 차(0.03초차)로 존스를 따돌리고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핀투세비치로서는 4년 만의 설욕이었다. 97년 아테네대회서 자신이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고 생각해 우승 세레모니까지 했지만 사진 판독(0.02초 차이)으로 존스에게 우승을 놓친 뼈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여자 장대높이뛰기 1인자 스테이시 드래길라(미국)는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러시아)와 똑같이 4㎙75를 넘었으나 4㎙65를 넘을 때 시기차에서 앞서 2연패에 성공했다.
세계기록(43초18) 보유자 마이클 존슨(미국)이은퇴해 무주공산이 된 남자 400㎙에서는 아바드 몬쿠르(바하마)가 44초64로 우승했고, 남자 세단뛰기에서는 조나단 에드워즈(영국)가 17㎙92를 뛰어 부동의 최강임을 재확인했다. 여자 창던지기에서는 오슬레이디스 메네데스(쿠바)가 3차시기서 69㎙53을 던져 금메달을 땄다.
전날 남자 100㎙ 3연패를 이뤘던 모리스 그린(미국)은다리 부상으로 200㎙와 400㎙ 계주 출전을 포기했고 남자 포환던지기 우승자 존 고디나(미국)는 이날 원반던지기 예선에서 탈락, 사상 첫 두 종목 석권의 꿈을 접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핀투셰비치는 누구
단거리의 여제 매리언 존스를 누른 자나 핀투세비치(29)는 승리가 믿기지 않는 듯 골인 직후 트랙에 털썩 주저앉아 손으로 얼굴을감싼 채 울먹이며 한동안 일어날줄 몰랐다.
1992년 유럽 실내선수권대회 60㎙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한 핀투세비치는 존스의 그늘에가려 언제나 2인자에 머물러야 했다. 97년 아테네 세계선수권 200㎙에서 금메달을 딴 것이 역대 최고의 성적이다.
특히 아테네 대회 100㎙에선 10초85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존스와 동시에 결승점을통과했지만 사진판독 결과 아쉽게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아테네 석패’의 충격 탓인지 이후 99년 세계선수권 100㎙서 4위에 그친데 이어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노메달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육상선수로선 은퇴를 생각하는 서른을 앞두고 마침내 한을 푼 핀투세비치는 “97년패배를 한 순간도 잊어본 적이 없고, 계속 존스를 이기는 꿈을 꾸었다“면서“마침내 꿈이 현실이 됐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43연승, 세계선수권 3연패의 문턱에서 주저앉은 존스는 “모든 레이스에서 이길 수는 없으며 오늘 핀투세비치는 아주 잘 달렸다”면서 “200㎙ 우승을향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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