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학교’ 논란까지 빚었던 ‘자립형 사립고’의 밑그림이 드러났다.내년 1학기부터 운영되는 자립형 사립고는 등록금이 일반고의 3배 수준으로 비싸지만 학급당 학생수 등 학습환경이 뛰어나고 전국단위의 학생모집도 가능해 벌써부터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 등 일부 교원단체와 상당수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추진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인적자원부가 7일 확정, 발표한 자립형 사립고 운영방안의 주요 내용을 알아본다.
■ 시범운영 대상학교
건학이념이 분명하고 재정이 건실한 사립고가 대상이다. 과거 각종 비리로 물의를 일으킨 학교는 제외된다.
학교예산에서 등록금 대 재단전입금 비율이 8대 2로 재단이 적어도 20%는 부담하게 해 재단의 학교예산 기여를 의무화했다.
교육부 김평수(金坪洙)교육자치 지원국장은 “재정자립도가 높은 강원 민족사관고, 경북 포철고, 전남 광양제철고, 서울 중동고 등이 자립형사립고를 희망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국장은 “외국어고등 특수목적고나 애니메이션고 등 특성화고는 이미 등록금이 일반고의 2.5배 수준이므로 자립형 전환에 매력을 느낄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학사운영은 어떻게
학생을 전국 또는 지역단위로모집할 수 있으며 이는 자율결정 사항이다. 첫해에는 우선 1학년생만 모집하며 내년에 2, 3학년 진학하는 재학생은 자립형 사립고 운영 대상에서 제외된다.
시범학교로 선정돼 내년부터 운영을 희망하는 학교는 10월31일까지 입학전형 요강을 공고하고 12월15일까지 원서를 접수하며 12월 14,15일께 합격자를 발표, 내년 3월1일부터 1학년 과정을 운영한다.
■교육과정 및 학급당 학생수
교육부는 학급당 학생수를 30명 이내로 줄이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 56단위는 필수로 이수해야 하지만 나머지는 자율이다.
교과서도 국민공통 기본 교육과정 이외에는 자율로 정할 수 있다. 수업일수는 일반고의 연간 220일보다 10% 준 198일 이상. 교원과 교감은 교원자격이 필요하지만, 교장은 교원자격이 없더라도 경영능력이 있는 각계인사를 초빙할 수 있다.
■ 등록금 수준
연간 100만~120만원인 일반고의 3배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한다. 이에 따라 자립형 사립고의 등록금은 300만~360만원 정도가 된다. 다만 학급수가 적은 학교일수록 기본적인 학교운영에 드는 학생 1인당 부담액은 늘어날 수 있다.
교육부는 12학급짜리 학교는 학생 1인당 납입금이 390만원, 18학급은 360만원, 24학급은 350만원, 30학급은 340만원, 36학급은 33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 경우 재단전입금 비율을 늘려 학생부담은 일반고의3배를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 전교조 등 반발
전교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립형 사립고는 기여입학제와 마찬가지로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를 조장하고 고착화할 것”이라며 “정부는 사립형 사립고 도입방안을 즉각 철회하고 공교육 위기 극복에 매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8일 교육부를 항의방문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도입반대 투쟁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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