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은 엄밀히 말하면 패러디에 대한 제소가 아니며…거대기획사의 철저한 상업적 계략에 맞선, 한 음악인의 정당한 권리를 위한 올바른 주장이다.” 5일 가수 서태지가 언론사에 돌린 보도자료의일부분입니다.서태지는 여기에서 저작권협회의 승인 문제를 중점적으로 거론하며 음반과 뮤직비디오에서 자신의 노래를 패러디한 ‘음치가수’ 이재수측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여기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패러디에 대한 언급입니다. 서태지는 기본적으로 이번 사건을 패러디로 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실제 서태지의 변호사인 강성 변호사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패러디의 기본은 예술성과 창작성이다.
이재수의 노래는 둘 다를 결여하고 있다. 단지 서태지의 이름을 이용하려는 기획사의 상업적 의도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이재수측은 “저작권승인 절차 상의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내용적으로는 하자가 없다. 패러디가 원래 그런 것 아니냐”고말합니다.
결국 양측의 본질적인 입장 차이는 패러디를 보는 시각에 있습니다. 특히 법적인 문제에 있어서 이재수의 노래가 패러디냐 아니냐는, 이재수의 노래가 서태지가 주장하는 원작자의 저작권법 상 동일성 유지권이나 인격권을 침해했느냐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만일, 이재수의 노래가 패러디라면, 원작의 틀을 유지하면서 사람들이 익숙해 있는 이미지를 뒤집는 것이 패러디의 특성이므로 이재수도 그가 원작에 추가한 부분에 대해서는 ‘표현 창작의 자유’를 주장할 수 있으니까요.
아직까지 국내에서 패러디에 대한 판례는 없습니다. 또 패러디가 법적으로 독립장르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도 미지수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대중문화 전체에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것은 서태지가 주장하는 음악인의 권리 이전에 선결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