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6일 남북관계가 교착될 때마다 협력을 해온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짧지만 깊은 얘기를 나눴다. 김 대통령은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충남 아산시 도고면의 ‘지미 카터 사랑의 집짓기(해비타트)’현장을 방문,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오찬에 앞서 카터 전 대통령과 30분간 독대했다.두 사람은 “한국에 와서 존경하는 분을 만나 기쁘다”(카터 전 대통령) “나는 더욱 존경한다”(김대통령)는 인사를 주고 받고 곧바로 북한문제를 협의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북한과 조건없이 만나겠다’고 말한 대목은 매우 고무적인데 부시 대통령의 의중과 일치하는 지 모르겠다”면서 “대북 햇볕정책을 지지하며 김 대통령의 일관된 노력에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북ㆍ러 정상회담의 결과를 어떻게 보느냐는 카터 전 대통령의 질문에 “북한은 대미 관계개선을통해 안전보장과 경제회복을 기대하고 있으며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과 관련, “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때, 지난해 남한 언론사 사장들의 방북 때,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방북 때 주한 미군의 주둔을 인정한다는얘기를 했다”면서 “북한이 미국과 잘 지내자는 메시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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