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로 예정된 첼리스트 장한나 독주회는 3주 전에 매진됐다. 소프라노 조수미의지난달 독창회는 3주 전 매진됐고, 그가 출연하는 송년음악회(2회)는 넉 달이 남은 현재 벌써 1,800장이 나갔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협연하는10월의 런던 필 연주회(2회)도 1,500장이 팔렸다. 서두르지 않으면 표를 놓치기 쉽다.이처럼 스타에 관객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감동과 기쁨을 선사하는그들의 무대를 만나는 것은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특히 연예인 뺨치는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조수미는 노래뿐 아니라 화려한 무대 매너로 관객을사로잡곤 한다.
문제는 스타만 찾는 ‘편식증’이다양한 음악 체험을 가로막고 불균형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장영주, 장한나, 조수미가 아니더라도 좋은 연주자는많다.
스타들의 공연이 매진 행진을 계속하는 동안 나머지 연주자들은 썰렁한 객석 앞에서 한숨을 쉰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300석)에서 열리는 연주회의 유료관객 비율은 평균30~40%밖에 안된다. 1,000장 팔리기도 힘들다.
최고의 연주단체로 꼽히는 ‘아카데미 오브 에인션트 뮤직’의 지난 6월 내한공연도 1,400장 팔리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장사가 되는’ 스타 모시기에 급급해 터무니 없이 높은 개런티를 지급하는 부작용까지 생긴다. 지난해 10월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초청된 정명훈지휘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는 18만 달러(약 2억700만원)를 받았다.
세계 최고인 베를린 필이나 빈 필의 개런티가 20만 달러이고, 10월에내한하는 런던 필도 2회 공연에 16만 달러로 계약한 것과 비교할 때 지나친 고액이라는 지적이 많다.
당시 공연을 주관한 기획사는 전북도의회와 한 시민단체에 의해 사기와 공금횡령혐의로 지난 5월 고발까지 됐다. 정명훈의 인기를 이용해 속임수로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것이다.
6월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파바로티, 카레라스, 도밍고의 ‘스리테너’ 합동공연도 ‘스타 팔기 장삿속’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당시 공연이 최고 20만원짜리 입장권을 팔고 50억원의 제작비를 들일 만큼 훌륭한 것이었는지에 대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의문을 제기한다.
지난달 29일의 조수미 공연은 최고 15만짜리 입장권까지 매진됐으나 마이크와 녹음반주를 써서 불만을 샀다.
스타는 대중과 예술 사이에 다리를 놓는 귀중한 존재다. 그러나 스타에만 매달리는것은 공연기획자나 관객, 그리고 스타 자신에게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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