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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주름살 한국경제 '동남아發 逆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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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주름살 한국경제 '동남아發 逆風'

입력
2001.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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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경기침체의 역풍(逆風)이 가뜩이나 취약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5일 재정경제부와 무역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침체로 극심한 수출감소에 직면한 대만, 싱가포르 등 동남아 각국이 수출경쟁력 회복을 위해 자국 통화의 가치를 경쟁국들보다 낮추려는 ‘환율경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또 동남아 경제의 침체로 이들 지역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 역시 큰 폭으로 감소, 한국 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가시화하는 동남아 환율경쟁

‘환율경쟁’에 앞장 선 나라는 대만. 대만은 올들어 6월까지의 수출이 지난해보다10.8%나 감소한 630억달러에 머물고, 재정적자 급증으로 최근S&P 신용등급(AA+→AA)이 1단계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대만의 ‘경제 씽크탱크’인 대만종합경제연구원은 수출 활성화 대책으로 환율을 미국 달러당38~40 대만달러(TWD)까지 평가절하(환율상승)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으며, 실제로 5월말 달러당34TWD이던 환율이 지난 4일에는 34.66TWD(1.8%)까지 상승했다. 반면 원화환율은 5월말 달러당1,282원에서 지난 4일1,288원으로 제자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밖에도 태국 바트화 환율도 5월말 달러당45.37바트에서 7월30일에는45.66바트로 상승하는 등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등 일부 동남아 국가 환율이 한국 원화에 비해 훨씬 빠르게 평가 절하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8월 이후 달러약세 조짐으로 겉으로 드러난 ‘환율경쟁’은 주춤한 상태지만, 환율을 경쟁국보다 낮게 유지하려는 움직임은 여전하다”며 “해당 국가의 환율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대만 등 동남아 국가의 대폭적인 환율 상승은 한국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격감하는 동남아 수출

동남아 각국의 ‘환율경쟁’과 함께 동남아 지역에 대한 수출격감도 골치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들어 6월말까지 한국의 대(對) 동남아 수출은 85억달러로 14.4%나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 미국(156억달러ㆍ8.8% 감소), 일본(91억6,000만달러ㆍ6.3% 감소) 지역에 대한 수출감소를 훨씬 능가하는 것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의 미국 수출이 감소하면서 우리나라가 이들 지역에 수출해오던 반도체(마이너스 33.1%), 석유화학(마이너스 19.7%)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조기에 회복되지 않을 경우 동남아 국가간의 환율경쟁과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부진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가뜩이나 힘겨운 수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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