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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모스크바 선언과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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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모스크바 선언과 한반도

입력
2001.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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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세계에 수수께끼 같은 나들이로 비춰지던 북한 최고권력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목적이그 윤곽을 드러냈다.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일 클렘린궁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가진 뒤 모스크바 선언을 발표했다.

이 공동선언은양국의 전통적인 우의를 새롭게 다지는 한편, 유동적인 세계안보 질서와 한반도 상황에 대한 그들의 공동이해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동북아 관련국은 물론,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안보질서와 관련된 공동선언의 문맥은 우리가 예상했던 상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양국이 상호이해를잘 절충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북한 미사일에 대한 지지 입장을, 북한은 러시아가 원하는 탄도탄요격미사일 방어체제(ABM)의 고수를 지지했다.북한이 당면한 가장 큰 도전은 북미 회담이다.

러시아가 직면한 가장 고민스런 문제가 바로 미국이 ABM을 폐기하고 미사일방어(MD)계획을 세우려는점일 것이다. 두 정상이 자국의 대미 협상력과 입지 강화를 시도한 것은 이해가 된다.

김정일 위원장은 국내적으로는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남북 및 북미 협상이라는 난제를 안고 있다.

그는 러시아로부터 교역확대 무기구입 및 국제무대진출에 대한 러시아의 구체적인 협력과 지원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한반도 및 국제질서 재편에대한 발언권 강화와 대미협상력 강화를 바라는 러시아로서는 북한지렛대가 나쁠 것이 없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의 또 하나 관심은 시베리아횡단 철도에 대한 양국정상의 합의다. 역시 경제난에시달리는 러시아는 남북한과 시베리아를 잇는 철도를 통해 한국 물류에 대한 철도 서비스와 시베리아 가스 및 유전의 판로확보에 막대한 경제적 이해가걸려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의 협력은 절대적이다.

북한 또한 개방에 대한 확고한 원칙만 세워진다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취할 수 있는 프로젝트여서양국합의의 구체적 결과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관심은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를 살리는 개방에 맞추어져 있다. 그 어려운 해법의 힌트를동맹국인 러시아와 중국에서 얻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냉전시대와는 그 입지가 다르다. 그들도 미국과의 경제적 협력에 크게 의존하는상황이 되었다.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경제적 위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그들의 이해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중국과 러시아를 폭넓게 관찰한 김 위원장이 취할 다음단계의 조치는 남북협상과 북미협상에 돌파구를마련하는 일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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