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사진) 정권 출범 이후 조각이 수 차례 연기되면서 그의 ‘정권 장악력’ 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지난달 23일 취임한 메가와티 대통령은 “수일내조각이 완료될 것”이라고 호언했지만 번번이 정권 교체에 기여한 각 정파의 자리싸움에 발이 묶여 밑그림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메가와티는 2일 국회의장이자 골카르당 총재인 악바르 탄중을 비롯한 8개주요 정파 지도자들과 조각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해 대통령 고유 권한인 각료임명권을 사실상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메가와티측은 이에 대해 “섣부른 조각은 나라를 또다시 분열로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며“다양한의견을 수렴, 12일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슬람 동맹 세력인 함자 하즈 부통령도 “잦은 개각을 단행한 이전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신중을기하고 있다”며 “2004년 대통령 선거 때까지 함께 일할 강력한 정부를 구성할 계획”이라고강조, 알력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조각이 지연되는 이유는 메가와티의 민주투쟁당(PDIP) 의석이 전체(700석)의26%에 불과한데다 11개 정파 상당수에 대한 자리 배분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골카르당과 군부 뿐아니라 PDIP 내부에서도핵심 각료직을 놓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와티의 행보가 더뎌지자 “내각 구성 같은 중대사는팽개친 채 부친인 수카르노 전 대통령의 묘소 방문 등에만 열중, 국민 기대가 무너지고 있다”는등의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자카르타 주식시장도 메가와티의 우유부단함과 ‘무능’에실망, 지난 한 주동안 3.3%나 떨어졌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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