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는 4일 ‘모스크바 공동선언’을 함께 발표했으나, 주한미군 철수, 경제협력 등 민감한 부분에서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했다.북한은 주한 미군 철수(8항)를 주장하면서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보장에서 미룰 수 없는 초미의 문제”라며 강하게 밝혔으나, 러시아측 발표문에서는 “산적한 문제의 해결을 지연하는 요인이 될 수 없다”며 다소 느슨한 표현을 하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의 미군 철수에 대한 입장 차이가 반영된 것이다.
북측은 또 “미국, 일본과의 수교에 러시아가 지지한다”는 내용에서 러시아측 선언문에는 없는 ‘진정으로’ 라는 단어를 ‘지지한다’ 앞에 추가, 그 의미를 강조했다.
5항 경제협력 부문에서도 북측은 “쌍무 결제에서 과거문제들을 조정키로 했다”면서 대러시아 부채를 단순히 ‘과거 문제’라고만 표현했다. 그러나 러시아측은 “양국 정부간 정산”이라고 명확히 부채 청산을 기초로 한 경협임을 명시했다.
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관은당초 러시아측 발표문을 기초로 본국에 보고했으나. 나중에 북측이 공개한 내용과 차이가 많자 정밀 검토 작업을 벌여야 했다.
외교 소식통은 “번역기술상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쟁점 부분에서 발표 내용이 다른 것은 양측간에 의견차가 컸음을 반증한다”고말했다.
모스크바=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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