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가가 소유하고있는 유명 인터넷주소(도메인) 159개가 한꺼번에 도난 당하는 도메인 해킹사고가 일어났다.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지난달 11일부터 말까지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커에 의해 미국의 도메인등록기관인 네트워크솔루션사(NSI)가 관리하는 ‘.com’, ‘.net’, ‘.org’ 등 최소한 100억원대 이상의 유명 도메인 159개가해킹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도난당한 도메인은 ‘서울(seoul.org)’, ‘부산(pusan.com)’, ‘평양(Pyongyang.com)’, ‘제주(cheju.com)’, ‘베이징(Beijing.net)’, ‘상하이(shanghai.org)’, ‘도쿄(Tokyo.org)’, ‘몽골(Mongol.com)’ 등 세계적인 지명들과 ‘김치(kimchi.com)’, ‘아리랑(arirang.com)’, ‘프로게이머(progamer.com)’, ‘라면(ramen.org)’, ‘태권도(taekwondo.com)’, ‘인삼(ginseng.org)’ 등 널리 알려진 일반 명사들이다.
이 도메인들은 유명 도메인을 대량 선점해 ‘사이버 봉이김선달’로 널리 알려진 벤처기업가 황의석(黃義石ㆍ37)씨가1995년 12월부터 96년 사이에 등록한 것들로 황씨가 홍콩에 설립한 아시안시티웹그룹에서 관리해 왔다.
이번 사고로 159개의 도메인 관련 홈페이지들은 현재 접속이 안되고 있으며 114닷컴(114.com),아시안시티웹그룹(asiancityweb.com) 등 해킹당한 도메인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업체들은 한 달 가까이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여서 피해가 막심하다.
해커는 NSI에서 도메인 등록자들에게 부여한 이용자번호(ID).를 알아내 도메인 소유주를 바꿔놓는 방법을 사용했으며 일부 도메인은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커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소유주 정보를 계속 변경하고 있다.
황씨는 “이번 주 중으로 한국 및 홍콩 경찰, 미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할계획”이라며 “도메인 등록비 지불 영수증 등 증빙서류가 있기 때문에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씨는 그러나 “해킹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 NSI측에 전화 및 e메일로 사실을 알리고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한 달이 넘도록 아직까지 답변조차 없다”며 “이윤만 추구하고 서비스는 부실한 NSI를 국제인터넷관리기구(ICANN)에 고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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