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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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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애널리스트

입력
2001.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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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고 떠날까, 아니면 갔다 와서 팔까.” 이미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는 결정을 내리고본격 휴가를 떠나야 할 때다.매년 되풀이 되는 연례 행사지만, 올해는 더욱 난감하다. 그 만큼 불확실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증시의 침체 국면은전 세계적 현상이다.

여의도를 둘러싼 뿌연 안개도 좀처럼 가실 줄 모른다. 투자자들의 고민은 이래저래 깊어만 간다.

■누군가와 상의하고 싶어도 마땅한 대상을 찾기 힘들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더욱 그렇다. 예금통장만큼이나 주식거래통장이 많아지고, 증권사 지점이 늘고, 이에 따라 전문가들이 도처에 포진하고 있다.

개별 기업이나 업종, 국가 경제 전체를분석해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는 분석사(애널리스트) 들이 증권사에만 1,000여명이 있다.

하지만 믿을 만한 투자조언은 듣기가 쉽지 않다. 몇 번이들의 말에 따랐지만 결과가 영 신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낭패 본 경우도 없지 않았다는 것이 개인 투자자들의 푸념이다.

■얼마 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적자설에 대한 한 대학교수의발언으로 증시가 크게 출렁거렸다. 이를 두고 “그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다 어디로 갔느냐”는 비아냥조의 말이 나왔다.

반도체는우리 경제의 핵심 분야이고, 삼성전자는 대표 선수격인데도 그 정도니 다른 종목은 말할 것도 없다.

‘주가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만고의 진리만이 재차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널리스트에 대한 불신은 윤리적 차원을 넘어 법적 제재에까지 이르고 있다.

■여기에는 애널리스트들의 능력과 함께 분석 결과를 그대로밝힐 수 없는 환경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특정 회사나 업종에 대해 좋지 않은 전망을 내놓으면 당장 욕과 비난이쏟아지고, 신변을 위협하는 협박 공갈이 그 뒤를 잇는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쓴 소리’를 하겠는가. 휴가를 앞두고 팔 것인가말 것인가의 선택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데는 투자자들의 책임도 크다.

이번 휴가에는 애널리스트도 투자자도 모두 반성해, 휴가가 끝나면 서늘한 바람에불신풍조를 날려보낼 수 있어야 한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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