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개발과 오염행위 등으로 몸살을 앓아 온 강원 영월 동강(東江)이 끝내 2급수로 전락했다.이에 따라 ‘생태계의 보고’인 동강 일대의 어름치, 수달, 비오리 등 천연기념물과 희귀동식물이 멸종위기에 처하는 등 급속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
환경부는 지난 6월 전국 하천의 수질오염도를 조사한결과, 동강 상류인 정선군 정선 제2교 지점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9ppm을 기록한 것을 비롯 ▦ 정선읍 광하리 1.8ppm ▦ 영월군영월읍 삼옥리 1.4ppm으로 나타나는 등 동강 유역 5개 측정소 가운데 4곳이 상수원 1급수 기준인 1.0ppm을 초과했다고 5일 밝혔다.
동강의 중ㆍ상ㆍ하류가 모두 정수처리를 해야만 마실 수있는 2급수 판정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특히 정선 광하리, 봉양리 등은 지난 4월과 5월에도 1ppm을 넘어서 3개월째 1급수에서 제외됐다.
동강의 2급수 수질은 6월 BOD 1.4ppm을 기록한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대교와 대표적 유원지 가평군 대성리보다 더 악화한 것이고, 서울 외곽의 강동대교 지점(1.6ppm)과 비슷한 수준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동강은 연평균 BOD0.7~0.8ppm을 나타내는 청정 수질지역으로 일부 지점에서 1년에 1차례 정도 1.0ppm을 상회한 적은 있지만 무더기 2급수 판정은 예상외”라며“일부 지역에서는 7월 들어서도 2급수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동강의 인근 음식점 난립, 래프팅, 야영 등에 대한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는 “하수종말처리장이 없는 정선과 영월지역 생활오수가 그대로 동강으로 유입돼 수질 오염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지난해 영월 동강댐 건설 백지화 이후 동강 인근 난개발과 관광객 급증이 수질악화의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동강에는 영월지역에서만 5만여명 이상의 관광객이 래프팅, 트레킹, 야영 등 피서를 즐긴 것으로추산됐다.
한편 동강과 함께 맑은 하천으로 손꼽혔던 강원 홍천군 화양강과 경북 울진군 왕피천은 각각 BOD 0.8ppm과 0.6ppm을 나타내 1급수 상태를 유지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시사용어▼1ㆍ2급수
하천 수질은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에 따라 나뉜다. 상수원수 1급(1급수)은 BOD 1ppm 이하의 맑고 깨끗한 물로 그대로 마셔도 안전하며, 1ppm초과~3ppm 이하인 2급수는 반드시 침전ㆍ여과 등 물리적 처리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표적 1급수 하천은 인제 소양강 상류, 홍천 화양강, 울진 왕피천 등이며, 동강도 손 꼽히는 1급수 청정 하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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