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쌀부대는 구경도 못했는데….”수재민 김모(27ㆍ회사원)씨는 최근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은 회사 선배 최모(37)씨와 동병상련을 나누다 자신이 지급 받은 구호물품이 최씨 보다 훨씬 적은 것을 알고 속이 상했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거주하는 김씨가 양천구 목동에 사는 선배보다 적게 받은 물품은 쌀 20㎏, 라면 1박스, 이불 2장, 돗자리 2개, 휴대용 가스레인지등 어림잡아도 10여만원 가량이나 됐다.
김씨는 “반 지하에 살다가 침수 당한 것도 억울한 데 구호물품마저 차별 지급할 수 있느냐”며 불평했다.
이 같은 차이가 나는 것은 서울시가 기본으로 지급하는 모포, 생필품세트,운동복, 휴대용 가스레인지, 코펠, 속옷 등 12만원 상당의 구호물품 외에 각 구청이 별도로 생필품을 지급하기 때문.
기본 구호물품에 구청이 지급하는라면 1박스와 생수 1통을 더 받은 김씨는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친구의 경우 라면 한 봉지도 못 받은 사실을 알고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었다.
또 수재민 가정 형편을 따지지 않는 행정편의적 지급 방식도 수재민들의불만을 사고 있다.
최모(42)씨는 “3명인 우리가족과 옆집에 혼자 살고 있는 이웃이 똑 같이 라면 1박스를 받는 게 말이 되느냐”며 가족 숫자와는 무관하게 동일한 양의 구호물품을 제공하는 편의주의 행정을 질타했다.
독신남에게 여성용 속옷 등이 구호물품으로 제공되는 일까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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