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팀장으로 취임한후 1년동안 분주한 나날을 보냈지만, 막혔던 경제가 확 뚫리지 못하고, 한고비 넘기면 다시 새로운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우리경제는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그러나 과연 우리경제가 무너지고 있는가, 그 돌파구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향후 5∼10년후를 내다보면서 지속적인 성장의동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같이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우리경제 상황을 보자. 작년 하반기부터 크게 움츠러들었던 건설투자와 소비심리는 금년들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으나, 수출과 설비투자는 부진한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미국·일본·EU경제의동시 침체는 세계경제의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간 세계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정보기술(IT)산업의 급격한 침체는 이부문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물론 동아시아 경제전체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
물론 우리경제의 어려움이 대외경제환경의 변화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고, 최소한 절반은우리에게 책임이 있다고 하겠다.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성과를 올렸으나, 아직도 기업과 금융구조조정이 미흡하고 노사 및 이익집단의 갈등은우리경제의 체력을 강화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하에서 경제정책은 ‘기본’에 충실할 수 밖에 없다. 상시구조조정을계속하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하여 시장의 다각화와 심화를 계속하면서 동시에 건설과 소비 등 내수를 적정수준으로진작시켜 구조조정을 뒷받침해야 한다.
우리경제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선진국은 고도기술로 무장하고 저만치 앞서 가고 있고, 중국 등 후발개도국은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이다.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동시에 미래를위한 비전과 대비책을 마련하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과학기술의 빠른 발전을 바탕으로 IT,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등 새로운성장동력을 확충하고 기존 제조업을 디지털화시켜 경쟁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키는 한편, 벤처·민간자율·시장기능 제고로 요약되는 새로운 기업문화를뿌리내림으로써 국민의 창의와 열정을 결집시킬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그러나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새로이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첫째, 긴장하되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빛의 속도로 변하는 세계에서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낙오자가 되고, 일단 낙오되면다시 따라 잡기 어렵다.
우리는 40여년전 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에서 단기간에 모범중진국으로 부상하였고 97년의 외환위기도 세계가 놀랄 만큼빠르게 극복해낸 바 있다.
또한, 지난 3년동안 4대부문개혁, 사회안전망 구축, 중소·벤처산업의 육성, 지식정보기반의 확충 등 많은 발전을 이룩했다.
둘째, 힘을 모아야 한다. 정치권의 갈등과 노사대립, 그리고 이익집단의 자기 몫 챙기기는위험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외환위기때 금 모으기 운동으로 세계를 감동시켰던 우리 국민의 저력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 하루빨리 서로 모여 현안문제해결에 머리를 맞댐으로써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대내외 투자자를 안심시켜야 한다.
셋째, 서로 칭찬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여야 대변인들이 하루 한가지씩 서로 상대방을칭찬해 준다면 얼마나 멋진 정치가 펼쳐질까.
비판은 준엄하게 하되 칭찬에 인색해서는 안된다. 칭찬은 엔돌핀을 공급하고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는자신감의 바탕이 된다.
지금 국내외 환경이 어렵고 불확실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흔들림 없이 원칙과 정도를 지켜야 한다.
우리민족의 위기관리능력을 바탕으로 창의와 열정이 충만한 지식강국으로 거듭남으로써 민족번영의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진 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