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열대야로 시민들의 심야 풍속이 변하고 있다.장마가 끝난 1일 밤부터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의 경우 평소보다 2,3배 늘어난 하루 평균 3만5,000명의 시민들이 몰려 발 디딜틈 조차 없다.
5,000여대 수용이 가능한 주차장도 연일 만원이다. 2일 밤 한강 영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여의도지구를 찾은 직장인 최영균(41)씨는 “돗자리에누워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영화까지 보니 더위를 까맣게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공원 주변에는 중국음식, 냉면, 족발 등 전통적인 배달 음식 외에도팥빙수, 화채 배달점까지 등장해 열대야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삼성동 메가박스나 구의동 테크노마트등 심야상영을 하는 영화관도 연일 매진이다.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오후 10시 이후 상영을 10회나 늘렸지만 연일 매진사태”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대학로도 심야 공포 영화제나 충격잔혹극, 록키 호러픽쳐쇼 등 괴기스런 공연 관람을즐기며 무더위를 잊으려는 연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시내 스포츠센터나 동네 공원에는 심야에운동을 즐기는 ‘올빼미족’들로 북적인다. 2일 자정께 서대문구 연희동 S헬스장을 찾은 회사원 박승배(29)씨는 “운동으로 땀을 쭉 빼고 나면 잠도잘 오고 회사에서도 덜 졸게 된다”고 심야 운동 예찬론을 폈다.
밤시간을 활용, 더위도 잊고 돈도벌 수 있는 심야 아르바이트도 대학생들 사이에 인기다. 반포동 M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K대 3학년 김모군은 “게임이나 하며 밤을 지새느니 시원한 쇼핑센터에서 더위도 쫓고 용돈까지 버는 게 나을 것 같아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예 더운 집을 피해 에어컨이 나오는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이들도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L사 관계자는 “총각 직원들의 경우 시원한 사무실에서 밀린 일도 하고 숙직실에서 먹고자곤 한다”고 전했다.
열대야 현상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서울 대림전철역 앞 야외 맥주집에서 시민들이 한 잔의 시원한 맥주로 더위를 쫓고 있다.
/원유헌기자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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