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 문화의 상업화, 선정화에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 폭력을 미화하는 내용과 성에 대한 선정적인 묘사 등을 다루지 않겠다.”SBS 예능국 PD들이 2일 발표한 ‘하반기심의지적 ‘제로’를 향한 우리의 다짐’이란 선언문의 내용이다.
정확히 1년 전인 2000년8월 2일에도 한 장관의 각오 표명이 있었다.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은 “장관직을 걸고 방송의선정성과 폭력성을 추방하겠다”고 선언했다. 곧 바로 KBS, MBC, SBS 사장이긴급 회동을 갖고 결의를 다졌다.
그러나 그 1년 동안 방송은 어떤가. 한 드라마에 20회가 넘는 불필요한 키스신과 야한 비키니 차림이 등장하고, 종군 위안부 할머니까지 희화했다.
자정 선언을 한 SBS 예능국 PD들이 만든 ‘쇼, 무한탈출’ 은 연예인에 대한 가학적인 내용, 선정성, 외모지상주의 조장으로 방송 한달 만에 PD에게는 ‘사형’에해당되는 ‘방송정지 명령’을 받았다.
올 4월의 일이다. MBC와 KBS도 이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주부대상 아침 프로그램인 SBS ‘한선교와 정은아의 좋은 아침’은연예인의 사생활을 장황하게 소개하고, KBS ‘서세원쇼’ 에는 야한 농담이 넘친다. 올 상반기(1~6월) 방송사가 선정성, 폭력성, 간접광고 등으로 방송위로부터 받은 징계는 무려343건.
방송이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만 주고, 필요한 것을 외면한다면 이 또한 ‘야합’이아닐까. ‘눈치보기식’ 구호는 필요없다.방송은 프로그램으로 말해야 한다.
배국남 문화과학부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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