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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재 "손해보더라도 협조"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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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재 "손해보더라도 협조" 주문

입력
2001.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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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를 봐도 괜찮다.국민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엿새 간의 휴가를 끝내고 3일 당사에 나온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민생’과‘경제’를 먼저 얘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주요 당직자들의 보고를 받는 자리서 “국민의 고통이 극심한데, 여야 구분하지 말고 전력을 투구해 이를 회복시켜야 한다.

비록 야당이 손해를 보더라도, 야당의 협조로 인한 반사이익이 여당에 돌아가더라도 이에 개의치 말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 여야 정책협의회 즉각 가동 ▦ 당내 민생특위 활성화 ▦ 민생 중심의 8월 임시국회 등 ‘민생 우선, 경제 우선 정치’를 위한 구체적인 사항까지 지시했다.

이 총재는 특히 “여권의 홍보에 들러리를 섰다”며 당내 비판이 거셌던여ㆍ야ㆍ정 경제포럼도 “다시 열자고 제의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날 이 총재의 ‘협조’ 언급이 정쟁 중단 선언, 또는국민대통합 선언 같은 완전한 화해의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이 총재가 말하는 협조는 어디까지나 민생과 경제라는 울타리 속에서의 제한적인 협조다. 소모적인 정쟁은 지양할 테지만 야당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생산적’인 비판까지 접을 수는 없다는 게 한나라당의 판단이다.

게다가 언론사 세무조사 정국이 어떤 식으로 가닥을 잡을지 불명확한 상태에서 미리 스스로의 발목에 족쇄를 채울 수 없는 입장이기도 하다. 대선 전 마지막이 될 이번 국정감사도 한나라당으로서는 부드럽게 넘어갈 수 없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이 “여당에 협조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덮고 비판을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길게 부연설명을 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권 대변인은 “민주주의 인권 등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되면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게 이 총재의 생각”이라며 “이 총재는 ‘때로는 국민을 위해서 싸워야 할 때도 있다.

불의를 보고도 입을 다무는 것이 정쟁 중단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 대변인의 표현대로 이 총재는 이날 “협력할 부분과 투쟁해야할 부분에 대해 확실한 선을 그은 셈”이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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