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휴가철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에서 강릉까지 가는데 15시간이 걸린다. 아스팔트도 녹아 내리는 30도를 훨씬 웃도는 폭염 속에 아무리 원해서 나선 휴가길이지만 이쯤 되면 휴가가 즐겁다기보다는 짜증스러울 것이다.그래도 사람들은 이 고생을 하면서 동해안이라도 다녀와야 제대로 휴가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이런 선택을 탓할 수는 없다.
우리 국민들, 특히 수도권 주민들은 1년에 세 차례는 이렇게 주차장이 되다시피 한 고속도로에서 고생을해야 한다. 자가용 차량이 생활 필수품이 되면서 더욱 심해지는 현상이다.
그렇다고 설 여름휴가 추석에 몰리는 차량을 고려해서 도로망을 확충할 수는없다. 그 짧은 기간을 위해 그렇게 많은 땅이나 돈을 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그보다는 이런 여건에 우리 생활패턴을 맞춰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는 설과 추석연휴는 뾰족한 수가 없다 치더라도 여름휴가만은 이를 다양하게 분산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몰리는 8월초에 굳이 휴가를 가는 것은 교통난도 문제고 피서지에서 바가지 요금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도 높다.따라서 개개인의 현명한 휴가계획이 우선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나 직장이 휴가분산을 위한 방안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효과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사회지도층의 태도도 큰 작용을 한다고 본다. 이 기간을 잡아 대통령이나 장관, 야당총재가 한꺼번에 휴가를 가는 것은 사회분위기 자체를 그 방향으로 몰고 가게 된다.
또한 휴가패턴에 따른 교통수단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휴가를 가는 사람 중에는자동차를 이용하여 이곳저곳 이동하기 보다는 피서지 한곳을 선택하여 푹 쉬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겐 구태여 자가용은 필요하지 않다.이들을 위해 휴가기간동안 버스전용노선의 확대 등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해외로 갈수 없는 도시 서민들에게 휴가는 지친 심신을 새롭게 충전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그러나 한여름 열흘정도에 몰리는 휴가객을 맞기에는 피서지와 피서지로 가는 길은 너무 비좁다. 휴가를 분산시키는 시민의 지혜와 직장내의 분위기, 그리고 정부의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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