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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버린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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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버린 김도훈

입력
2001.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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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만에 열대야도 모르고 두 다리 쭉 펴고 잠을잤다.”그의 말에는 정규리그 개막 이후 지난 달포 동안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 농축돼 있었다.1일 그토록 기다리던 첫 승의 감격을 맛본 전북 현대 스트라이커 김도훈(31).평소 황소처럼 지칠 줄 모르는 김도훈이지만 울산 현대전에서 1골 1어시스트를 올리며 첫 승을 이끌어낸 뒤 그는 굵은 눈물을 그라운드에 뿌렸다.

하루 뒤 그는 “다 작전이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전날 승리의 감격을 잊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배포도 어디 갔는지 그는 3_1로 이겼던 1일 2_0으로 앞설 때까지도 불안했다고 털어놓았다. “축구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던 것 같다”는 김도훈은 “기자들에게 1승을 거둬 기쁘다는 말을 하는데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고 솔직히 말했다.

지난 해 득점왕과 연봉랭킹 1위의 김도훈은 늘 팀의 부진이 자기책임 같았다.특히 지난 해 축구협회(FA)컵 우승 후 감독이 추천하는 최우수선수 자리를 동료에 내준 뒤 팀과 불화를 겪기도 해 더욱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다.

“마음은 타들어 갔지만 1승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배운 건 큰 교훈이었다”는 김도훈. 그는 “이제시작”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현재 득점 5골로 1위인 울산의 파울링뇨(8골)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여름에 성적이 좋아 ‘여름철의 사나이’로 불리는 김도훈은 “지금까지 개인성적에는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며 “그러나 스트라이커가 득점왕에 욕심을 내는 건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여름 휴식기 전 팀에 1승을 선사하겠다는 하나의 목표를 달성한 김도훈은 5일 소집되는 대표팀에서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확인하겠다는 두번째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또 하나. ‘골잡이는 골로 말한다’는 자신의 믿음을 국내무대에서 올해 다시 한 번 실현시킬 각오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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