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통혁당 사건의 무기수’ 신영복(60ㆍ성공회대 교수)씨가 수감생활 중 가족에게 보낸 편지가 주간 평화신문에 실렸다.감옥에서 하루 한 장 지급되는 휴지와 엽서에 빽빽하게 쓴글이 ‘검열 필’이라는 푸른 도장이 찍혀 세상에 나온 것이다.
편지가4회에 걸쳐 연재된 뒤 그 해 8월15일 신씨는 20년 20일만에 특별 가석방됐고 이해 9월 이 편지들을 모은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출간됐다.
‘여름의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옆사람의 체온으로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우정과 대조를 이루는 형벌입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 대한 미움이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불행을 절망적인것으로 만듭니다.’ 감옥에서보내온 사색은 따뜻하고 아름다웠으며 숨가쁘게만 살아가던 바깥 사람들의 머리를 숙이게 했다. 햇빛출판사에서 발간하다가 98년 돌베개출판사로 옮겼으며20여만부가 팔렸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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