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는 경기도 부천시와 인천시 부평구 등의 상습침수지역인 굴포천 유역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방수로 사업을 착공하였다.내년 7월 공사가 완공되면 홍수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어서 주민편익이 크게 기대되는 사업이다.
따지고 보면 굴포천 방수로는10년전에 벌써 완성되었어야 할 사업인데, 그동안 타당성이 검증되지도 않은 경인운하사업으로 둔갑하여 추진되는 바람에, 꼭 필요한 방수로 사업마저 함께 지체되어온 사업이다.
그 당시 물가상황에서 추정한 건설비용은, 방수로 공사로 그칠 경우에는 6000억원, 경인운하로 건설할 시는 2조 4천억원수준이었다.
그동안 경인운하사업 추진을 위한 기구까지 설립하여 추진해온 건설교통부가 이번에도 여건상 임시방수로 건설사업을 우선 착공하고, 추후 경인운하사업으로의 전환추진을 노리기 때문에 이 기회에 다음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
즉 굴포천은 방수로 건설이 시급하고,경인운하는 하루속히 단념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사업은 임시방수로가 아니라 정식방수로로 건설하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방수로의 경제적 편익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으나, 그보다 1조 8천억을 더 들여 건설하는 경인운하의 타당성 주장은 거의 허구이기 때문이다.
당국의 주장은 수도권과 관련된 물동량 중에서 컨테이너와 자동차, 철강 그리고 바닷모래 등이 기존의육로 대신에 경인운하를 이용하게 됨으로써 교통비용을 절감하는 편익이 크다는 것이다.
할인율 10%를 적용해 당국이 제시한 경제적 편익의 현재가치는3∼4조원 규모로서, 건설비용의 약 2배에 달하고 있다.
여기서 총편익의 85%를 교통편익이 차지하고 있는데, 그 산출근거가 과학적 상식을 벗어난 예측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당국이 제시한 교통편익은 20%가 수송비절감, 59%가 차량운행 및 통행시간의 절감가치, 그리고 21%가인천항 체선완화효과로 구성되고 있는데, 허구적 교통수요에 근거한 편익은 허구일 뿐이다.
장래 교통수요에 관해 1998년 영국인 연구용역회사인 할크로우(Halcrow)사가 제출한 장래교통량 보다도,당국은 철강수송량을 개통초년도에는 3배나 많게 그리고 10년 뒤에는 6.3%, 20년 뒤에는 57%나 높게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할크로우사의추정방법에도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의 무리가 보인다는 점이다. 교통편익의 기초가 되는 경인운하 물동량 예측이 이처럼 서로 다른 기관에 의해 2중으로 무리하게 부풀려 있다면, 그러한 물동량 추정치에 근거한 교통편익은 허구라 단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한가지는 이들 기관이 채택한 거시총량적 외삽 추정방식은 대규모 투자가 소요되는 대형국책사업의타당성을 평가하는 목적에는 부적합하다는 점이다.
경인운하를 이용하는 물동량에 관해 인천항 처리예상 총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 수도권 항만철강제품의 25∼29%, 현대자동차 내수물동량의 15%를 경인운하가 장래 분담할 것이라는 예측은 신뢰성이 없다.
수송수단 선택에 관해서는 부산권과서울등을 기종점으로 하는 하주의 입장에서, 교통시간과 화물취급및 수송비용등을 비교하여, 경인운하수단을 검토하는 분석모형으로 추정해야 한다.
누가보아도 인천항에서 소형화물선으로 환적하여 경인운하를 이용하는 방식은 거의 경쟁력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사업의 일환으로 매립·개발되는인천터미널과 서울터미널은 분양, 임대사업으로 약간의 수입을 올릴지 모르겠으나, 서울의 교통체계를 왜곡시켜 혼잡비용을크게 가중시킬 것이다.
민자를 유치하여 기반시설을 확충한다는 명분으로 경제성 없는 몸통사업은 일단 국고로 수행하고, 비용의 일부는 터미널 부동산사업으로 회수할 수 있다는 논리는 공공투자 사업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정부는 이제라도 경인운하 사업을 단념하고 방수로 치수사업으로 확실하게 전환해야한다.
임강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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