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을 둘러싼 논란의구조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논문이 나왔다.반년간지 ‘비평과 전망’은 최근발행한 4호 기획특집 ‘참호 속의 지식인들’을 통해 철학자 김 용옥을 비롯해 평론가 강준만(전북대 신방과 교수), 시인 김지하, 작가 홍세화 등‘문제적 지식인’ 네 사람의 작업이 우리 지식인사회에서 왜 ‘문제’가 되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조명했다.
‘참호 속의’라는 표현을 쓴데 대해 편집진은 발간사에서 “이들의 학문과 비평, 글쓰기는 한편으로 그들을 고립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개성적이면서도 고유한 사상을 구축시키기도한다.
이때 ‘참호’는 고립과 구축이라는 이중의 작업을 지시하는 효과적인 은유로서 작동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집 모두에 실린 ‘모반의 언어,혹은 성(聖)과 속(俗)의 사이에서-도올 철학의 발생론적 의의’라는 글에서 문화비평가 권정관씨는 “도올은 제도적 지식인들의 담론의 기본형인 ‘논문원리주의’나 ‘원전 근본주의’를 전복하는 ‘모반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지식인사회에서 배제됐다”고 분석한다.
권씨는 도올의 TV 강의에 대해강단 학자 그룹이 대체로 격렬한 비판을 가하는 이유를 “강단 학자들의 눈에는 그의 강의가 기존 담론 권력의 생산과 유통방식에 모종의 위협을 주는사건”이거나 “도올이 자신들이 고수하고 있는 담론의 옷(형식?)을 입지 않았다는 데서 오는 불쾌감”때문 등으로 해석한다.
그러면서 권씨는 유머와욕설을 구사하는 도올의 구어체가 “어떤 체계의 구속이나 규정을 혐오하는 해체와 전복전략의 소산이며, 그의 번역작업도 견고하게 구획된 텍스트의 질서를상대화해 생동하는 경험세계를 보여주는 창조적 변용”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문화평론가 김상철씨는 ‘강준만론’에서 강 교수의 글쓰기를 “중립적인 비평가가 사회적 현상에대해 객관적인 처방을 내리는 지배적인 풍토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강준만은 자기 위치를 익명성 혹은 객관화의 맥락 속에서 희석시키는 지식인들의담론과 형태를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밖에 문학평론가 고명철씨는20년의 프랑스 망명생활 끝에 귀국해 활동하고 있는 작가 홍세화를 ‘(우리 사회에) 똘레랑스(관용)의 밀알을 심은 비판적 지식인’으로 평가했고,문학평론가 홍기돈씨는 김지하의 생명사상을 집중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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