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가 끝나기가 무섭게 탈(脫)서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불볕 더위가 시작된 2일 평일에도 불구, 휴가지를 찾아 떠나는 피서차량들로 전국의 고속도로와 국도는 한바탕 몸살을 앓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짜증 휴가 길’은 이번 주말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동해안과 설악산 오대산 등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영동고속도로는 1일과 2일에만 30여 만대가 몰려 평소 4시간 안팎 걸리던 서울_강릉이 최고 15시간 이상 소요돼 ‘24시간 거북이 도로’로 변했다.
특히 해안에 이르는 마지막 구간인 월정요금소_강릉종점 29㎞는 최악의 정체 현상으로 평소 30분이면 충분하던 주행시간이 6시간 이상 걸리기도 했다.
일부 피서객은 심한 안개까지 낀 대관령구간을 걸어서 내려가거나 운행을 포기한 채 차를 도로변에 세우고 밥을 해 먹는 등의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고속도로를 통해 서울을 빠져나간 차량은 16만9,000여대로 전날(27만6,000여대)에 이어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2일에만 30만대 이상의 차량이 휴가 길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가차량 증가의 여파로 전국의 고속도로 곳곳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신갈_강천터널 61㎞와 경부고속도로 판교_기흥교차로 18㎞, 망향휴게소_목천IC 9㎞,칠곡휴게소_북대구IC 20㎞ 등에서 시속 5_10㎞의 지루한 차량행렬이 이어져 서울_부산 운행시간도 10시간 이상으로 길어졌으며 서해안 고속도로 하행선 안산_매송 9㎞, 송악_당진 8㎞에서도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공사측은 “행락차량이 쏟아내는 쓰레기량도 평소의 2배 이상 늘어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기차를 이용하는 행락객도 줄을 이어 13대의 휴가철 임시 증편열차를 포함, 이날 하루 평소의 두 배인 8만명의 피서행렬이 서울을 빠져나갔다.
한편 피서차량이 대거 빠져 나간 서울시내 도로는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휴가차량이 빠져나가는 길목인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제외한 대부분의 도로가 절반 이상 차량이 줄어원활한 흐름을 보였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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