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거래 비중이 전체 경제의 절반에 이르는 우리의 경우, 수출ㆍ수입은 경제의 중간 성적표다. 경제의상황을 알 수 있고, 앞날을 전망할 수 있다.7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감소했다. 월별 통계를 작성한 1967년 이후 가장큰 감소율이다. 수입도 18.7% 줄었다.
세계 경기가 동시 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고, 특히 미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의 불황으로 이 같은현상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하지만 감소 속도가 너무 빠르고, 폭이 크다. 당장 경기침체의 장기화가 우려된다.
교역 내역이나 최근 현상 등을 보면 걱정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반도체 컴퓨터 뿐 아니라 그런대로호조를 보였던 자동차 조선 등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력 품목이 동시에 부진에 빠진 것인데,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다. 그나마 내수가버틴다지만 한계가 있다.
소비의 양극화와 과소비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내구소비재의 수입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성장 요소인 자본재 등의 수입은 줄고 있다.
상장기업 70% 정도가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조사결과도 있고, 해외투자자 들에게 한국시장은 그다지 매력적이지못하다.
지지부진한 개혁으로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이러다가는 우리 경제의성장 엔진이 멈춰버리지 않을까 두렵다. 급격한 수출 감소는 이에 대한 사전 경고가 아닌지 모르겠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세계 교역신장률을 12%에서 7%로 낮춘 상태에서 우리만 수출이 잘되기를 바라긴 어렵다.
그렇다고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호전만을 기대하고 있을 수는 없다. 정부는 4ㆍ4분기 회복론을 내세우지만, 매번 빗나간예측을 계속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정부 스스로 무능함을 되풀이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수출시장 및 품목의 다양화나 틈새시장 개척 등은 수출 부진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대책으로 등장하는단골 메뉴다.
수출업체에 대한 세제ㆍ금융상의 지원 강화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이 같은 대책을 또 다시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는데 근본적인 문제가있다.
그 동안의 정부 대책이 급한 불 끄기에 치우쳐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오히려 저하시킨 측면도 부인하긴 어렵다.
세계화의 진전과 국경 없는 경제시대는 수출에 유리한 환경이다.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현재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의 근원이다.
이제는 통상전략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짜야 할 시점이다. 이번 수출입 통계는 이 점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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