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31평 아파트에 전세 입주한 회사원 김범수(33)씨는요즘 마음이 무겁다.지난 해 말부터 올 초까지 집값 오름세가 지지 부진했던 탓에 내 집 마련 시기를 관망하다 보니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었기 때문이다.
집주인은 내년 2월 완료되는 전세계약을 월세로 전환할 뜻을 계속 내비치고 있다.하지만 향후 시장전망이 확실하지 않아 지금 집을 사는 것이 옳은지 판단이 서지 않아 고민 중이다.
비수기에 휴가철인데도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주택시장의 대세상승을점치는 투자자들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 투자자들은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소형평형은 하루라도 빨리 구입해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소한 수도권 중ㆍ소형 평형 아파트 만큼은 경기 전망과는다소 동 떨어져 '상승기'가 온 것으로 판단한다.
최근 정부가 1998년 폐지한 소형평형 의무비율제도를 부활키로 했지만 소형평형의 수급 불균형이2년 내에 해소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반기 동시분양부터 소형평형 공급이 늘더라도 완공과 입주까지는 2년 이상 걸려 이 평형대의 입주아파트 부족후유증은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세상승의 에너지인 실수요 동향도 중ㆍ소형 대세상승 전망을 뒷받침한다. 우선월세전환이 속속 이뤄지고 있어 지난 해 전세계약을 맺었던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하반기 대거 매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임대수익을 노리는수요도 가세해 부족현상을 더욱부채질하고 있다. 닥터아파트 곽창석(40)이사는(40) 내년은 전통적으로 전세갱신이 많은 짝수해여서 중ㆍ소형아파트의전세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므로 매매로 몰리기 전인 11월까지는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전국적인 가격상승은 없을 듯
한편 전문가들은 수도권 및 일부지방의 중ㆍ소형이나 임대용 다가구 주택외에 전국적인 주택가격 상승바람은 없다고 분석한다.
이미1990년대 중반이후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적인 주택보급률이 90%를 넘어서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의 전반적인 가격상승도 일시적인 현상이라는주장이 강하다.
대한주택공사 주택연구소 김용순(37)경기동향팀장은 "올 2월부터 월 평균 0.8% 이상 매매가격이 상승했지만 이는 지난해하반기 하락 폭에 대한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 며 "전체 부동산경기는 결국 향후 경기전망에 따라 조금씩 오르내릴 것"이라고밝혔다.
또 '무조건 대세상승 기대'를 갖게 했던 일부 대형아파트와 고급주상복합아파트 가격상승도 거품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급이 넘쳐 입지여건이뛰어난 일부를 제외하고는 값이 오를 이유가 없고 실수요자가 아닌 미등기 전매자나, 분양권 전매자 등 투기 수요자들이 호가만 올려놓았다는 시각이다.
LG경제연구소 김성식(42)연구위원은 "대형평형은공급이 넘치는데다 경기동향에 따라 자산가치 하락위험도 크기 때문에 앞으로 시세차익에 따른 재테크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종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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