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불볕더위가 반복되면서 말라리아와 뇌염을 옮기는 모기가 급증하고 있다.국립보건원은 31일 올들어1,116명(7월말 현재 잠정집계)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했으며 ‘말라리아 위험지역’(10만명 당 환자 1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이 지난해 13곳에서17곳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가평군, 강원도 고성군, 인천시 동구 중구 서구 등 여섯 곳이 말라리아 위험지구로 추가됐다.
말라리아 위험지역은 이밖에 강원 철원군 화천군, 경기 고양시의 일산구 김포시 동두천시 파주시 양주군 포천군 가평군 연천군, 인천의 옹진군 강화군등이다.
국립보건원 관계자는 “이번 장마가 끝나면 말라리아를 옮기는 중국얼룩 날개모기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993년 이후 국내에 토착화한 말라리아는 플라즈모디움이란 원충이 모기를 통해 핏속에 들어감으로써 발병한다.
국내 말라리라 감염은 94년 20명이 첫 발생한 후 지난해4,142명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 경기도 동북부지역이 주요 말라리아 위험지역이며 서울 동북부 지역 역시 말라리아 발생이 적지 않은상황이다.
말라리아의 원충은 3일열,4일열, 난형, 열대열 등 네 종류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말라리아는 3일열 말라리아다.
이 말라리아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열대지역에 유행해 사망을 초래하는 열대열 말라리아와 달리 경과가 비교적 양호하다.
말라리아는 심하게 열이 나면서 턱이 부딪칠 정도로 심한 오한이 있다가 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멀쩡하게 열이 떨어지는 증상이 반복되는 게 특징이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교수는 “말라리아에 걸리면 초기에는 오한, 발열,경련 등이 생기며 기침, 근육통, 저혈압, 설사, 지속적인 피로 증세도 동반된다”고말했다.
예방 요령으로는 해질녘이나 동트기 전 새벽 무렵에 모기의 활동이 가장 왕성하므로 이 시간에 외부활동을 삼가야 한다. 밤에 땀을 흘리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하며 향수 등 모기를 유인하는 화장품을 뿌리지 말아야 한다.
취침 때에는 반드시 모기장을 치고 모기향을 피우는 게 좋다. 밤낚시를 즐기는 사람은 바르는 모기약을 반드시 발라야 한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교수는 “국내 3일열 말라리아 환자 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의 3분의 1은 모기에 물린 지 4개월 이내 발병했지만 3분의 2는 6개월 이후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등 해외에서 말라리아에 걸리는 사례도 많아, 전문가들은 이곳으로 여행갈 계획이 있는 경우엔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하라고 권한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종합병원의 해외여행 클리닉 등에서 처방 받아 출발 1주 전부터 귀국 후 6주까지 매주 1회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이밖에 해외여행자들은 황열(黃熱)도 조심해야 한다.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열대지방 특유의 바이러스 질환으로 고열, 오한, 두통 등이 나타나며 사망률이 무려 60%나 된다.
말라리아나 황열 모두 모기가 옮기므로 여름 밤 외출때에는 긴 소매 웃옷과 긴 바지, 모기장, 방충제 등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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