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방러를 계기로 북한 미사일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초점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평양정상회담에서 제기했던 ‘조건부 미사일 포기’ 제안을 재론하고,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을 대신 발사해 주겠다고 역(逆)제안할 가능성이다.
러시아 언론들도 김 위원장의 방러를 맞아 러시아가 북한 미사일 문제의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가 내놓을 미사일 해법은 ‘대리 발사’ 카드일 가능성이 높다는게 중론이다.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줄여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의 명분을 희석시키고, 한반도 문제에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을갖고 있다.
북한도 미사일 포기 제안을 다시 부각시킴으로써 정체 중인 북미대화에 돌파구를 여는 한편, 러시아를 통해 동결된 미사일 개발을 도모할수 있다는 계산이다.
조건부 미사일 포기 제안은 지난해 김 위원장이 즉흥적으로 일으킨 해프닝으로 결론난 것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김 위원장으로부터 이 제안을 받고 서방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에서 발표까지 했으나, 김 위원장이 한 달 후인 8월 남한 언론사 사장단과의 회견에서 ‘농담’이었다며 번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러 양국은 이후에도 조건부 미사일 포기안을 꾸준히 검토해 왔다.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북러 정상이 미사일 등 세계 안보에 관한 공통의 이해를 모스크바 공동선언문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2일께 크라스노야르스크에 기착, 핵 잠수함용 대륙간탄도 미사일인 RSM-52(일명 돌핀) 등 미사일 제작사들을 둘러보는 것도 러시아와의 미사일 빅딜에 대비한 제스처라는 분석도 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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